Herr.Kwak_일상/독일에서 이모저모

맥주의 종류. 에일과 라거, 그리고 람빅에 대해서 파헤쳐보자. #3. 람빅 (Lambic)

o헤어곽o 2020. 8. 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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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ic(람빅) 맥주는 브뤼셀 남서쪽 벨기에의 Pajottenland(파조텐란드) 지역에서 시작되어, 13세기부터 브뤼셀에서 양조된 자발적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벨기에 전통 맥주입니다. 이름은 파조텐란드의 Halle(할레) 지역 또는 Lambeek(램비크)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에일이냐 라거냐 논란이 있는데 정확하게 따지면 에일도 라거도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일 효모는 사카로 마이세스 세레비지에 라는 효모 속이고 라거는 사카로 마이세스 페스토리아누스  효모 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 상면발효와 하면발효는 효모 종에 나뉘고 발효 형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람빅은 보통 자연 발효 쪽으로 구분되고 에일도 라거도 아니게 됩니다. 일반적인 맥주와는 달리, 인공적으로 배양한 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대기 중에 떠도는 여러 균체를 이용해 순수 자연적인 환경에만 의지해 발효시키는 맥주입니다. 이로 인해 드라이하고 강렬한 신맛과 상큼함, 그리고 균류 특유의 쿰쿰하고 텁텁한 질감과 신 뒷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미기한이 사실상 없습니다. 이게 뭔 소리냐면, 완성된 람빅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잘 밀봉되어 있고 적절한 온도를 지키고 직사광선을 피해 준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발효과정에 매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완성되면 산패되기 가장 어렵다니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주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발효의 제어가 힘들지만, 양조에 성공했을 때의 맛과 향의 종류가 풍부하고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 풍부함과 다양함은 맥주의 다양한 스타일을 숙지하고 있는 이에 한한 경험이고, 처음 접하는 이들은 식초 같은 신맛과 치즈 같은 구린내 때문에 쉽게 손을 대기 힘들다는 난점도 있다고 합니다.

 

 

- LAMBIC - 

 

1. LAMBIC (람빅) 맥주

기본적인 람빅맥주로서 65~70%의 맥아와 35~35%의 자연밀로 만들어진 맥주입니다. 시간과 비용 등의 이유로 제조에 어려움이 있는 맥주입니다. 탁하고 거품기가 없고 무탄산에 상큼한 신맛을 가지고 있으며 드래프트로만 판매됩니다. 그 중 발효 기간에 따라 짧으면 Jonge, 길면 Oude라는 명칭이 붙으며 몇 년 발효를 했는지 기록합니다. 주로 칸티용에서 출하되는데 양조장을 방문한 관광객이 시음을 원하면 가장 먼저 주는 것이 1년 정도 발효시킨 순수한 원액 한잔을 따라 준다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는 보통 5%도 정도입니다.


 

2. Gueuze (괴즈) 맥주

람빅을 배합해 숙성한 파생 맥주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 기본 람빅 맥주는 와인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달라지는데, 최근에 양조한 맥주와 과거에 양조한 맥주 2종류를 섞어서 만든 맥주입니다. 약 2년가량 오래 묵혀 신맛이 감도는 원액(LAMBIC)과 만든 지 1년 안팎인 단맛과 신맛이 강한 원액(LAMBIC) 두 종류를 적절히 혼합한 뒤, 샴페인과 비슷하게 코르크 마개로 막아놓은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시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탄산이 축적되며, 완성된 맥주는 싯누런 색깔 또는 옅거나 진한 갈색을 띱니다. 다만 이 맥주도 결국 람빅이 없으면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벨기에 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생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드라이한 성향의 샴페인과 식감이 꽤 비슷해서 원액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신맛은 은근히 강한 편입니다.

 


 

3. Faro (파로) 맥주

람빅의 원액에 설탕을 첨가하여 양조한 맥주입니다. 첨가물로 카라멜, 당밀, 흑설탕, 빙설탕 중 하나를 쓰는데 발효용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발효가 끝난 원액에 병입 전에 넣기 때문에 흑갈색을 띠며 새콤달콤한 맛을 띄게 됩니다. 람빅 자체의 맛과 향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려는 시도로 설탕을 넣은 것으로 주로 사탕무에서 추출한 설탕이나 당밀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6도 미만의 낮은 도수와 조화로운 단맛과 신맛을 가지고 있으며 희미한 꾸릿함 때문에 람빅을 마셔 본 경험이 없어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19세기 초에 유행하기 시작해 벨기에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가장 천대받던 스타일로 람빅에 설탕을 탄 거까지는 좋았는데 점점 원가를 낮추어 차익을 남기기 위해 몹쓸 짓을 하는 일이 많아져서 취급이 좋지 않았으나, 현재는 그래도 하나의 스타일로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4. Fruit Lambic (과일 람빅) 맥주

원액에 과일을 담가 약 1~2주 재발효 시키고 이후 3~6개월간의 숙성기간을 거치며 가장 대중적인 프루트 람빅으로 꼽히는 프랑부아즈(Framboise)는 라즈베리를 부가물로 사용한 람빅입니다. 저 위에 쓴 크릭과 차이점은 부가물로 체리를 쓰느냐 다른 과일을 쓰느냐의 차이와 과일의 색상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밖에 없습니다. 가당 처리를 한 것은 많은 양이 유통되고 있으며 RTD 수준의 취급을 받습니다. 보통 첨가하는 과일의 이름에 따라 분류하며 명칭도 그에 맞게 달라지는데 명칭은 왈롱식 프랑스어와 플란데런 네덜란드어가 섞여 있으므로 아래의 표와 같이 명칭 됩니다.

 

 


 

5. Kriek (크릭) 맥주

람빅의 원액에 체리를 첨가한 것을 크릭이라고 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체리는 신 맛이 나는 모렐로(Morello) 종으로 이를 벨기에에서 개량한 Schaarbeekse krieken을 최고로 친다고 합니다. 다른 과일을 첨가한 것과는 달리 가장 오래된 과일 첨가 방식으로 하나의 스타일로 굳어져 프루트 람빅으로 분류해야 하는지는 좀 애매한 입장이네요. 체리맛과 향이 가미되어 있어서 거품이 제법 있고 루비 색상을 띱니다. 원액이 너무 시큼하고 꾸리한 맛이라고 거부감을 일으키는 이들도 이 맥주는 그럭저럭 마시는 편이지만, 이는 가당 처리를 한 것에 한정하며 진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정통 크릭은 웬만한 드라이 와인 뺨칠 정도로 신 맛이 매우 강하고 드라이합니다. 체리에 그나마 남은 당분도 발효되느라 거의 다 사라지는데 그래도 단 맛은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가당처리를 한 크릭은 매우 대중적이며,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지가 벨기에 브라반트 주 서부지방으로 한정되어 있는 만큼, 양조장도 손에 꼽을 정도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대표적인 메이커 람빅으로는 린데만스(Lindemans), 팀머만스(Timmermans), 분(Boon), 칸티용(Cantillon), 지라르댕(Girardin) 그리고 쓰리 폰타이넌(3 Fonteinen)이 있습니다.

 

 

 


 

맥주의 종류 #1 - ALE(에일) 맥주 편 링크

https://herr-kwak.tistory.com/118

 

맥주의 종류 #3 - LAGER(라거) 맥주 편 링크

https://herr-kwak.tistory.com/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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