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한국의 정을 느끼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한국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독일에서 한국의 이야기라고 하면 좀 웃기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일에서도 한국의 흔적을 꽤나 찾을 수 있는데요, 이는 아무래도 1960년대에 서독으로 파독 간호사와 광부로 많은 분들이 독일을 찾으면서 이곳에 정착을 하신 분들이 많아서일 듯해요.
그러한 흔적을 독일 NRW(Nordrhein-Westfalen -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서는 여럿 찾아볼 수 있어요.
그중 한 곳이 바로 이곳, 파독 광부 기념회관 및 한인 문화회관입니다.
독일의 Essen이라는 지역에는 아직도 많은 한국분들이 거주하고 계신데요, 이는 과거 이곳 Ruhr(루르) 지역에 파독 광부로 많은 분들이 일을 하러 왔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하여 이곳 Essen에는 2009년 파독 광부 기념회관이 설립되었습니다.
주소 : Meistersingerstr. 90, 45307 Essen
이 기념회관은 한국 노동부에서 관리해 오던 파독 광부 적립금을 수령하여 지어진 건물로 현재 정식 명칭은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입니다.
지난 2009년 개관이래 숱한 재독한인 행사를 개최하여 명실공히 재독한인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한 이곳에서 지난 2016년 연말에 행사가 있어서 우연히 좋은 기회가 되어 다녀오게 되었어요.
당시에 있었던 행사는 [재독일 대한 체육인의 밤]이라는 행사로, 2016년 제97회 전국체전에 출전한 재독동포 선수단의 해단식을 위한 행사였습니다. 2016년에 독일의 재독동포 선수단은 77명의 선수단 규포로 출전을 하여 축구 3위에 입상하는 등 17개국 재외동포단 중 종합순위 4위를 기록했다고 해요.
Herr.Kwak은 이 당시에 거주하던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Essen 한인회에서 꾸준히 활발하게 활동을 하시면서, 함께 가보지 않겠냐는 감사한 제안을 해주셔서 함께 하게 되었다죠.
이렇게 일정표까지 받아 들고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정확히 어떠한 행사라고 전해 듣지 못하고 참석을 하게 된 행사라 행사 시작 때까지도 (행사 진행 중에도) 얼떨떨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하숙하고 있는 학생들을 많이 초대를 하셔서 또래(라고 하기엔 어린 친구들이었지만)들이 있어서 외롭지만은 않았답니다. XD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체육인의 밤 행사는 시작이 되었고요, 파독 간호사 협회에서 준비한 선물도 받고, 1부 행사가 끝난 후 저녁식사시간이 이어졌답니다.
(행사내용은 저도 아직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간단하게 패스 XD)
저녁식사는 뜨끈한 미역국에 각조 한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고요, Herr.Kwak과 Frau.Lee는 김치도 담가먹고 나름 반찬들도 잘 만들어 먹는다고 생각하고 지냈었지만, 평소에 못 먹었던 맛있는 한식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얼떨떨한 마음은 뒤로하고 염치 불고 두 접시나 깨끗하게 비웠답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2부 행사로 노래자랑과 만인들이 기다리던 경품 추첨이 있었어요.
Herr.Kwak은 직접 구매한 10유로치 쿠폰 4장과, 아주머니께서 선물로 주신 1장까지 총 5장을 들고 경험 삼아(라고 하지만 부푼 큰 꿈을 안고) 초조하게 기다려 봅니다.
독일에 와서 한창 이것저것 잘 풀리던 시절이었는데요, 이날도 운이 좋았습니다. 10kg짜리 한국 이천쌀과 컵라면 1박스. 5장의 쿠폰 중 2장이나 당첨이 되어 2개의 선물을 득템(?)할 수 있었죠 XD
평소에 Milch Reis라고 한국 쌀과 비슷한 모양과 식감의 독일 쌀을 먹다가 한국의 쌀을 먹으니 그 맛은 정말 꿀맛이었고요, 컵라면은 정말 유용하게 잘 먹었답니다.
독일의 어학원에서, 그리고 지인들의 소개로 만난 친구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적은 편은 아닌 늘 형, 오빠의 나이였는데요, 이 행사에 참석을 하니 정말 어린 꼬꼬마 귀염둥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맛있다고 두 그릇이나 싹싹 비워먹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던 건지, 귀여웠던 건지 모르겠지만, 집에 돌아올 때 이렇게 양손 가득 남은 반찬들을 싸주셔서 가지고 올 수 있었어요. 역시 정 하면 한국의 정 아니겠습니까??
이번 행사에 많은 분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갑자기 불참 의사를 밝히셔서 준비한 음식이 많다고 집에 싸가지고 가서 먹어도 된다는 이모님의 말씀을 듣고 조심스레 조금씩 담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본 이모님 왈.
"이럴 땐 눈치 보지 말고 통 크게 많이 가져가야 돼!!"
라고 하시며 듬뿍듬뿍 통 큰 손으로 많이도 담아주셨습니다. 그 이모님의 화통한 말씀과 사람 좋은 웃음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데요.
"지금도 늘 건강하게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며칠을 맛있게 먹었어요 이모님!!"
정리를 하고 나니 반찬통이 가득 찼고요, 독일에서 귀해서 잘 먹기 힘들었던 새우까지 받아와서 정말이지 맛있게 먹었답니다.
외국에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요, Herr.Kwak은 애국자까지는 아니었지만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따뜻한 한국의 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 좋은 경험이었어요.
외국에 계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어떻게 근처에 한인 모임 한번 찾아보시지 않으시겠어요?
이렇게 좋은 기회가 되어 맛있는 한식도 먹을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요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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