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Kwak_독일일상/독일에서 살아가기

[우당탕탕_독일생존기]#15. 독일에서 온라인 학기 후기.

헤어곽_꽉형 2020. 10. 1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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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https://www.tagesspiegel.de/wissen/start-ins-digitale-sommersemester-berliner-unis-wollen-acht-von-zehn-veranstaltungen-online-anbieten/25750790.html]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의 영향으로 지난 2020년 여름학기(SoSe)에 이어 이번 2020-21 겨울학기(WiSe)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어요. 4학기째 학기를 진행 중인 나는 큰 무리 없이 (어쩌면 장점도 가지면서) 학기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이제 막 첫 학기를 시작한 외국인(독일인이 아닌 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단점과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모두의 경험을 통계를 내서 조사를 한 것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임을 먼저 밝히며, 온라인으로 학기를 진행함에 있어서 장점과 단점, 그리고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졌는지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진출처 : https://www.24vest.de/scenario4u/ausbildung-studium/auszug-online-semester-logbuch-13761346.html]

 


 

우선,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 하기전에 어떠한 방식으로 온라인 학기가 이루어졌는지 설명을 드릴게요. 음대나 미대처럼 대면교육이 필수인 수업의 경우에는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제가 설명드리는 예는 공대(혹은 인문계열)의 수업입니다. 물론 공대의 경우에도 실험을 해야 하는 경우 결과치를 밝히기 위해서 Termin(약속)을 정해서 개인적으로 연구실(Labor)을 방문해서 다른 학생들과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Ingenieurgeodäsie(측지학)수업의 경우 원래는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실제로 측량작업을 진행한 후 그 결과치를 분석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실제 측량을 팀을 이루어서 대면으로 구성할 수 없었기에 측량작업의 결과치는 지난 학기에 진행된 결과치를 받아서, 이를 토대로 분석을 하는 과정만 진행을 하였습니다. 이처럼, 과에 따라서, 그리고 전공에 따라서, 그리고 세부 전공에 따라서 조금씩 상이하게 이루어졌지만, 철칙은 비대면 온라인 강의였습니다.

 

수업은 ZOOM, 그리고 Studip(온라인 학적 프로그램)내에 구성되어 있는 BBB(Big Blue Botton)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좌측부터 ZOOM, BBB]

 

이 두 프로그램은 모두 양방향 토론이 가능한 온라인 컨퍼런스콘퍼런스 프로그램으로, 이러한 콘퍼런스 강의를 하는 이유는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의 대학은 출석이 중요하지 않아 출석을 부르진 않지만 질문과 토론이 자유롭고 주를 이루는 강의의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독일은 고등학교(김나지움) 때에는 수업에 있어서 적극적인 참여(질문 혹은 대답, 토론)를 하지 않는 경우 마이너스 점수를 받는 등 토론형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업 때 질문이나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데 있어서 한국과 다르게 적극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업내용을 녹음 혹은 녹화를 해서 강의시간에 공개를 하는 일방향 강의도 존재하였는데, 이러한 강의의 유형은 대부분 역학이나 수리학 등의 계산문제가 주를 이루는 강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녹화 강의 예시]

이러한 경우에,필기 혹은 PPT 자료를 함께 보여주면서 강의를 녹화해서 공개하는 경우에는 내용을 외국인으로서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일부 강의에서는 녹음만을 해서 녹음파일을 공개하였기 때문에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존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반 온라인 강의와 다르게 녹화 파일을 올려서 학기를 진행한 강의의 경우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조금만 나태해지면 강의가 밀려서 소위 말하는 '밀강'을 쉼 없이 들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겠죠.

 


 

온라인 학기이긴 했지만, 조별과제 (Team Arbeit)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이는 WhatsApp을 통해서 채팅과 전화를 주로 하고, 회의는 앞서 이야기 한 ZOOM이나 TEAM VIEW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습니다. ZOOM의 경우 교수처럼 승인된 관리자가 아닌 사람이 생성을 하는 경우 짧은 시간밖에 사용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한 강의에서는 다른 친구가 제안한 TEAM VIEW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호스트의 바탕화면만 공유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직접 다른 참가자들이 원격으로 마우스를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를 진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ZOOM의 경우에는 참가자들이 자기가 이야기할 경우 각자 모두의 바탕화면을 공개하면서 발언을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온라인 학기에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함에 있어서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는데, 개인정보 공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독일은 COVID로 인해서 한국에서 휴대폰 위치추적, CCTV 등으로 그 사람의 반경을 모두 철저하게 찾아서 공개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는데, 바로 개인정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우 공공보건이 개인정보보다 우선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독일에서는 개인정보가 꽤나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강 전 이러한 동의절차를 거치거나, 공지사항으로 알리기도 합니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 체크란]

 

짧게 내용을 알려드리자면, [Zoom Video를 촬영하는 데 있어서 개인 정보 보호정책을 읽었으며 이에 동의를 한다. 또한 자신들이 녹화를 한 파일은 제삼자에게 공개되지 않으며, 강의 중 자신의 목소리가 녹화가 되거나(질문이나 대답을 할 경우)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경우 그 부분에 대한 개인정보의 공개에 대해 동의를 한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한국에서는 굉장히 가볍게 넘겼을 부분에 있어서도 이렇게 공지 혹은 동의를 받는 부분은 얼마나 까다롭게 개인정보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지 한국과의 차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report.at/index.php/blogs/firmen-news/entry/202793-sicherer-umgang-mit-pers%C3%B6nlichen-daten]


 

[사진출처 : https://www.tagesschau.de/inland/proundcontra-dienstpflicht-101.html]

 

자, 그럼 제가 생각하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를 해 볼까요?

 

장점으로는

첫째, 통학시간 및 등교를 위한 준비시간이 절약된다. (수업 5분전에 일어나도 수업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둘째, 녹화파일의 경우 여러 번 돌려보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발표를 해야 할 경우, 외국인의 입장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대본을 준비해서 읽을 수 있다.

 

 

단점으로는

첫째, 강제성이 적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진도가 달라진다.

둘째, 수업에 직접 참가를 해서 독일인 친구를 사귀어 그들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도움의 기회가 사라진다.

셋째, 기기의 성능이나 인터넷의 성능에 따라 때로는 버퍼링이 심하고 노이즈가 심해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있다.

 

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통학에 1시간 가량이 걸리는데, 왕복으로는 최소 2시간이겠죠? 거기에 매번 기차를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하면 족히 하루 왕복 3시간가량을 길에 버리는 셈이었던 거죠. 물론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독일어 단어라도 외우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뭐... 실행이 어려운 거죠. 그 시간이 줄어드니 학기는 바쁘게 돌아갔지만 여유 시간이 꽤나 생겼어요. 덕분에 와이프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건 부수적인 장점이었어요.

 

또한 계산문제의 경우, 몇번을 돌려보면서 어떻게 도출을 한 것인지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 그건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계산뿐만 아니라 이론의 경우에도 억양으로 어느 부분을 좀 더 강조했나 돌려보면서 파악을 할 수도 있었죠. 물론,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했기에 모든 수업을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발표의 수월함을 들 수 있습니다. 한 학기에 한두개의 발표과제를 매번 가지게 되었는데요,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고 발표 문장 전체를 외워서 갔다고 할 지라도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려고 하면 긴장되기 마련이죠. 게다가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머리에서는 왜 그렇게 많이 꼬이는지요. 편법이긴 하지만, 온라인으로 학기를 진행한 경우 미리 대본을 준비해놓고 대본을 읽으면서 발표를 진행할 수도 있었고, 예상 질문, 혹은 시간 관계상 미처 발표에 넣지 못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놓고, 교수나 다른 학생의 질문에 대비할 수도 있었죠. 전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학기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늘이 존재하는 법. 단점 또한 많이 발생을 하였습니다.

일단 개인의 의지의 문제. 밀강, 밀린강의의 압박이 상당했습니다. 실시간으로 대면 온라인 수업을 하는 강의가 아닌 파일을 올려주고 그에 맞춰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강의의 경우 꽤나 밀리게 되더라고요. 분명 파일은 40분짜리인데, 돌려 듣고 해석하고 하다 보면 3시간이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할애한 만큼 많이 이해를 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빨리 지치게 되어, 강의가 밀려버렸습니다. 

저만 그런거 아니죠? 아니라고 해주세요...

 

또한,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할 경우 옆자리 혹은 앞, 뒷자리에 앉은 독일 친구들의 필기를 사진으로 찍어서 내가 미처 필기를 못한 부분을 보충한다거나, 수업 중에 이해가 안 간 부분을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고, 그렇게 친해진 친구와 시험 준비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되었죠. 오롯이 혼자서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채팅, 전화 등을 많이 하면서 친해질 수도 있지만 대면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마지막 단점. 이건 문제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독일은 세계적으로 강국이고 기술적으로 발전해 있지만, 생각보다 인터넷이 빠르지 않습니다. 아니, 한국이 유독 특출나게 전 세계에서 빠른 거죠. 집에 와이파이를 설치했는데 종종 와이파이가 사라지기도 하고 (다시 잡히는데 빠르면 30분,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렉이 심하게 걸리기도 합니다. 수업을 듣다 보면 종종 교수가 순간이동을 하거나 말이 2배속으로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뿐 아니라, 기계를 통해서 전달되어 오는 소리는 때론 노이즈가 심하고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또렷하게 들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건 외국인으로서 강의를 들으면 교수님의 말을 독일 친구들보다 조금 더 집중해서 들어야 단어를 들을 수 있고, 이해를 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특히 힘들었습니다.

 

 


 

개인마다 느끼기에 장점이 더 크게 다가올수도, 단점이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었던 독일에서의 첫 온라인 학기. 어제 (10월 12일, 10월 둘째 주) 시작된 새로운 겨울학기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데,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불편하고 힘든 하루하루가 연속인데요,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사진출처 : https://www.journal-frankfurt.de/journal_news/Wissen-5/Coronavirus-Bleiben-Sie-gesund-355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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