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강력한 원투펀치와 안정된 5선발로 구성된 탄탄한 선발진. 3~5번의 중심타선의 강력한 한방과 테이블세터, 하위타선의 짜임새 있는 타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그리고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 바로 구원진. 그 가운데에서도 뒷문단속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클로저. 강력한 마무리투수를 보유해야 안정적으로 9회를 마무리하며 팀 승리를 매조지을 수 있을 텐데요. 특히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JOKKA라인 (정현욱-오승환-권혁-권오준-안지만)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현재까지의 순위도 듬직한 클로저의 유무에 따라서 갈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LG 트윈스의 경우에만 고우석 선수(9 세이브), 박명근 선수(5 세이브), 함덕주 선수 (4 세이브), 이정용 선수(3 세이브)로 초반 고우석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부재때 나누어서 경기를 매조지었지만, 고우석 선수라는 클로저의 존재가 주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SSG가 지난해와 다른 클로저의 위용을 선보이며 리그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만하더라도 SSG 랜더스는 통합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고민은 다름 아닌 뒷문이었습니다. 서진용 선수와 김택형 선수가 돌아가며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고 그 외에도 문승원 선수, 노경은 선수 등이 긴급 투입될 정도로 경기 막판 불안감을 자아냈습니다. 급기야 SSG는 팀 블론세이브 23개를 기록하며 2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최하위 한화 다음으로 횟수가 많아 우승 팀답지 않다는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서진용 선수가 완전체 마무리로 각성했기 때문인데요, 서진용 선수는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세이브 1개를 추가,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에 올랐습니다. 서진용 선수의 올 시즌 성적은 44.1이닝을 던지는 동안 1승 1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끝판왕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세이브를 올리더라도 주자를 내주는 상황이 많다 보니 불안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직까지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팀의 뒷문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서즈메의 문단속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구요.)
팀도 리그 2위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보다 많은 세이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여 2019년 하재훈 선수가 기록한 36 세이브를 넘어 SSG 랜더스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리그 2연패를 노리는 SSG 랜더스로는 10년째 KBO 리그에서 이어져오고 있는 찜찜한 기록이 거슬릴 것 같습니다. 바로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구원왕의 무관’ 징크스인데요. 구원왕을 배출한 구단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0년대 초반 강력한 불펜진의 힘을 앞세워 삼성 왕조를 이어나가던 지난 2012년 삼성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오승환 선수입니다. 오승환 선수는 당시 37세이브를 거두며 그해 구원왕에 오르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을 끝으로 끝판왕의 리그 우승은 끊기고 말았습니다. 이듬해 2013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의 손승락 선수부터 지난해 LG 트윈스의 고우석 선수까지 10년간 세이브 1위에 올랐던 투수는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즌 | 우승팀 | 선수 | 소속팀 | 세이브 | ERA | 팀 성적 |
2012 | 삼성 | 오승환 | 삼성 | 37 | 1.94 | 우승 |
2013 | 삼성 | 손승락 | 넥센 | 46 | 2.30 | 4위 |
2014 | 삼성 | 손승락 | 넥센 | 32 | 4.33 | 준우승 |
2015 | 두산 | 임창용 | 삼성 | 33 | 2.83 | 준우승 |
2016 | 두산 | 김세현 | 넥센 | 36 | 2.60 | 3위 |
2017 | KIA | 손승락 | 롯데 | 37 | 2.18 | 3위 |
2018 | SK | 정우람 | 한화 | 35 | 3.40 | 3위 |
2019 | 두산 | 하재훈 | SK | 36 | 1.98 | 3위 |
2020 | NC | 조상우 | 키움 | 33 | 2.15 | 5위 |
2021 | KT | 오승환 | 삼성 | 44 | 2.03 | 3위 |
2022 | SSG | 고우석 | LG | 42 | 1.48 | 3위 |
2023 | ? | 서진용 | SSG | 30 | 1.42 | 2위 |
다만 그 사이 2015년 구원왕이었던 임창용 선수가 33세이브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 우승을 맛보긴 했으나 그해 불거진 ‘불법해외원정도박’로 인해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수 없었고 팀도 준우승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구원왕을 보유했던 팀들 모두가 가을 야구를 치렀다는 공통점은 있는데요, 세이브는 곧 팀 승리이며, 강력한 마무리 투수의 보유 여부는 팀 성적 상승의 뚜렷한 요인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서진용이 블론세이브 제로 행진을 이어가며 팀의 뒷문을 확실하게 막아주고 있으나 SSG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LG와 엎치락뒤치락 벌이던 선두 경쟁도 어느새 4.5경기 차로 벌어졌고 패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서진용의 세이브 기회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연 10년 연속 이어지는 ‘구원왕 무관’ 법칙이 서진용에게도 적용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2022년까지 역대 세이브왕을 소개해드리며 포스팅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즌 | 선수 | 소속팀 | 세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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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 | 황규봉 | 삼성 라이온즈 | 11 세이브 |
1983 | 황태환 | OB 베어스 | 14 세이브 |
1984 | 윤석환 | OB 베어스 | 25 세이브 |
1985 | 권영호 | 삼성 라이온즈 | 26 세이브 |
1986 | 김용수 | LG 트윈스 | 26 세이브 |
1987 | 김용수 | LG 트윈스 | 24 세이브 |
1988 | 이상군 | 빙그레 이글스 | 16 세이브 |
1989 | 김용수 | LG 트윈스 | 22 세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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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 송진우 | 빙그레 이글스 | 27 세이브 |
1991 | 조규제 | 쌍방울 레이더스 | 27 세이브 |
1992 | 송진우 | 빙그레 이글스 | 17 세이브 |
1993 | 선동렬 | 해태 타이거즈 | 31 세이브 |
1994 | 정명원 | 태평양 돌핀스 | 40 세이브 |
1995 | 선동렬 | 해태 타이거즈 | 33 세이브 |
1996 | 정명원 | 현대 유니콘스 | 26 세이브 |
1997 | 이상훈 | LG 트윈스 | 37 세이브 |
1998 | 임창용 | 해태 타이거즈 | 34 세이브 |
1999 | 임창용 | 삼성 라이온즈 | 38 세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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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진필중 | 두산 베어스 | 42 세이브 |
2001 | 진필중 | 두산 베어스 | 23 세이브 |
2002 | 진필중 | 두산 베어스 | 31 세이브 |
2003 | 이상훈 조웅천 |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
30 세이브 |
2004 | 임창용 | 삼성 라이온즈 | 36 세이브 |
2005 | 정재훈 | 두산 베어스 | 30 세이브 |
2006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47 세이브 |
2007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40 세이브 |
2008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39 세이브 |
2009 | 이용찬 존 애킨스 |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
26 세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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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 손승락 | 넥센 히어로즈 | 26 세이브 |
2011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47 세이브 |
2012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37 세이브 |
2013 | 손승락 | 넥센 히어로즈 | 46 세이브 |
2014 | 손승락 | 넥센 히어로즈 | 32 세이브 |
2015 | 임창용 | 삼성 라이온즈 | 33 세이브 |
2016 | 김세현 | 넥센 히어로즈 | 36 세이브 |
2017 |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 37 세이브 |
2018 | 정우람 | 한화 이글스 | 35 세이브 |
2019 | 하재훈 | SK 와이번스 | 36 세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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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 조상우 | 키움 히어로즈 | 33 세이브 |
2021 |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 44 세이브 |
2022 | 고우석 | LG 트윈스 | 42 세이브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