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최강자 KT 위즈가 천신만고 끝에 재역전승에 성공하며 5위를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KT 위즈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8-4로 승리했는데요, 이날 LG는 선발투수 최원태를 내세우는 한편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해민(중견수)-허도환(포수)을 1~9번 타순에 채웠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서 KT는 선발투수 조이현을 내세웠고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김민혁(좌익수)-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강백호(지명타자)-오재일(1루수)-배정대(중견수)-이호연(2루수)-신본기(유격수)로 1~9번 타순을 구축했습니다.
시작은 KT가 좋았습니다. 1회 초 선두타자 로하스가 우전 안타를 쳤고 김민혁이 좌중간 안타를 날렸고, 무사 1,3루 찬스에 나온 장성우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3루 주자 로하스가 득점하면서 KT가 1점을 선취했습니다. 이어진 공수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는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지 못해 1 - 0 스코어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침내 LG는 5회말 공격에서 1-1 동점을 이뤘습니다. 홍창기가 중전 안타를 쳤고 신민재가 중전 안타를 날렸다. 신민재의 2루 도루로 2사 2,3루 찬스를 이어간 LG 트윈스는 오스틴의 타구가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이어지면서 3루 주자 홍창기가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 오스틴 또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LG 트윈스가 또 한 번 2사 2,3루 찬스를 잡았지만 문보경의 결과는 삼진 아웃이었습니다.
이어진 공격에서 7회말 문보경 선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LG 트윈스가 4-1로 앞서나갔지만 8회 초 대타 오윤석 선수의 솔로홈런과 황재균 선수의 좌월 2점 홈런이 터지며 4-4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승부는 9회에 마무리되지 못하고 연장으로 이어졌는데요, 연장 10회초 장성우의 역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대거 4점을 뽑아 8대 4의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연장 승리를 포함해 KT 위즈는 올해 연장전에서만 11승 2패의 압도적 승률을 보이며 연장 최강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KT 위즈는 8월 2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우규민 선수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매조지었습니다. 이로써 KT는 단독 5위 자리를 사수했는데요, 승리투수는 1⅓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으면서 무실점으로 막은 박영현의 차지였습니다.
박영현은 이로써 시즌 10승째를 달성, 2004년 현대 조용준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에 10승과 20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는 역대 KBO 리그 11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한 시즌 10승과 20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앞서 1984년 OB 베어스의 윤석환 선수가 12승 25세이브를 남긴 것을 시작으로 1990년 빙그레 이글스의 송진우 선수가 11승 27세이브,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 선수가 10승 31세이브, 1996년 한화 이글스 구대성 선수가 18승 24세이브, 1997년 LG 트윈스 이상훈 선수가 10승 37세이브,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임창용 선수가 14승 26세이브, 1999년 두산 베어스 진필중 선수가 16승 36세이브, 1999년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 선수가 13승 38세이브, 2002년 삼성 라이온즈 노장진 선수가 11승 23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고 마지막으로는 2004년 현대 유니콘스의 조용준 선수가 10승 34세이브를 각각 기록했다.
박영현은 이날 10승째를 따내면서 올 시즌 10승 21세이브를 기록하며 11번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역대 리스트를 보면 임창용 선수가 해태 타이거즈에서 한 번,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에서 한 번 기록하며 두 번 작성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지금처럼 세분화된 보직 구성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내노라하는 전설적인 투수들이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띕니다.
"기대했습니다."
리그 11번째 대기록을 작성한 박영현 선수는 "20년 만에 나오는 기록이라고 알고 있었다"며 "10회 역전하자마자 형들이 다 이야기를 해서 기대를 했다"며 웃어 보였는데요, 20년 전 마지막 기록이었던 조용준 선수의 기록에 대해서는 "그때 태어나긴 했었다"며 웃으며 "게임으로 알고 있다. 레전드 선수라는 건 안다"고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또한 이날 승리에 대해서 박영현 선수는 "연장까지 가서 이겼다는 건 투수전에서 우리가 이겼다는 거고, 우리 불펜 투수들이 잘 던진다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영광스럽다. 선배님들도 계시고, 좋은 투수들이 많아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던졌다"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오스틴과 승부를 돌아본 그는 "그 상황을 막아야 팀이 이길 것 같아서 무조건 정면 승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는데요, 직구 승부에 대해서도 "빠른 카운트에 승부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막아야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피하기보다 정면 승부를 했다"며 "오스틴 선수가 타이밍이 늦는 걸 보고 더 자신감 얻어서 던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박영현 선수에게 LG 트윈스는 아픈 기억을 남긴 팀이기도 한데요,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8회 박동원 선수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은 박영현 선수, 그리고 KT는 준우승을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LG 트윈스에게 넘겨줘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영현 선수는 "솔직히 여기는 안 좋은 기록 밖에 없다"라며 잠실 구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막아야 하고,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박동원 선배에게 홈런 맞은 기억이 생생하지만, 이기고 싶었다. 누가 도와주겠지 생각하고 그냥 직구를 던졌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오승환 선수를 롤모델로 꼽고 차세대 포스트 오승환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건 박영현 선수. 시즌 초반 부침이 있었지만 이를 잘 이겨내고 어느새 20 세이브를 포함하여 10 승을 기록한 박영현 선수. 아직 성장의 가능성이 더 많은 선수이기에 얼마나 더 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얼마나 좋은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