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Kwak_일상/독일에서 살아가기

[우당탕탕_독일생존기]#59. 독일에 살면 꼭 겪는다? 진짜? 진짜! 독일거주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빙고!! 한번 해볼게요.

o헤어곽o 2023. 1. 6.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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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헤어곽 은도끼입니다. 이미 오래된 것이긴 하지만, 최근에 해당 사진을 찾았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 여러분께도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아, 물론 재미있다는 전제는 독일에 살고 있거나, 살았었거나, 독일에 대해서 좀 아셔야 하는데... 아하하하. 혹시나 재미가 없으시더라도, 독일은 이렇구나 하고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바로 "독일에서 n년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일들!!"입니다. 자 우선 빙고판을 확인해 볼까요?

 

 

빙고판은 이렇게 5x5로 25개의 사연들이 적혀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적용되는 이야기들도 있고, "정말 그래?" 하실 내용들도 있으실 텐데요, 정말 독일에서 이런저런 산전수전을 다 겪으시면서 고생고생하셨던 분들은 25개 전체를 다 채운 분도 계시다고 하는데요, 독일살이 7년 차 은도끼의 빙고는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요?

 

바로 공개합니다!!

 

 

저도 25개의 항목 가운데에서 21개의 내용을 겪어봤거나 아주 치를 떨거나,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었네요. 아하하하. 혹시 이 항목들 가운데에서 재미있으신 항목이 있으면 댓글로 한번 이야기해 주실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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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헤어곽의 21개 항목들. 짧은 에세이 혹은 썰처럼 짧게 짧게 여러분과 그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차 연착.

-> 아휴. 이건 정말 독일인들도 scheiße DB(XX 맞은 도이치반)이라고 할 정도로 악명이 높은데요. 한국의 KTX 같은 경우에는 칼 같은 시간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5분이나 10분만 늦어도 환불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말이죠. 독일인 하면 "pünktlich" "시간을 잘 지키는"이라는 설명이 독일인을 잘 나타내는 단어라고 하는데요, 독일 기차회사인 DB는 그에 해당이 안 되나 봅니다. 10분, 20분은 기본이고 가끔 날씨가 너무 춥거나 무슨 일이 있다고 하면 줄줄이 소시지처럼 1시간씩 기차가 연착이 되어버리죠. 그러고는 환불은커녕 그 어떠한 대처도 없습니다. 정말 그때, 꽉 찬 대합실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봐야 하는데 말이죠. 기차 연착. 진절머리 납니다 아주!!

 

 

2. 빨래가 마르지 않아서 좌절.

-> 햇볕이 잘 드는 향의 창을 가지거나 겨울철 Heizung(*난방기)를 틀어놓은 상태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겨울철. 그리고 일부 주택의 경우 지하나 반지하에 공동 빨래건조대가 있고 방에 습기 찬다고 방에서 빨래 말리는 것을 금지하는 집주인도 있는데요, 특히 비가 일주일에 5일씩 내리고 늘 구름이 껴서 햇볕도 없는 겨울철이라면 2주 정도는 빨래를 널어놔야 하죠. 그러고도 그 햇볕에 바짝 말랐을 때의 그 뽀송뽀송함은 느낄 수 없는 그 눅눅함... 지금 생각해도 싫습니다...

 

3. 생수인 줄 알고 탄산수 구매.

-> 와이프가 종종 저에게 하는 말이 "오빠는 독일에 와서도 탄산수는 안 마실줄 알았는데."입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생수 아니면 음료수만 마시던 저에게 탄산수는 생소함 그 자체였는데요. 지금은 일반 물보다도 탄산수를 더 좋아합니다만, 처음에 생수인 줄 알고 마셨는데, 그 뽀글뽀글 탄산이 있는 탄산수를 마셨을 때의 그 느낌은 잊을 수가 없네요, 여러분은 탄산수 좋아하시나요?

 

4. 식당에서 팁을 얼마나 줄까 내적갈등.

-> 사실 지금도 가장 어려운 것이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 계산을 할 때입니다. 예전에 부다페스트 같은 경우에는 계산서에 팁이 몇 퍼센트라고 아예 포함이 되어서 계산서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차라리 그럴 때면 나은데 어떤 이들은 식사값의 10% 5%라고 말하는 그 대략적으로 팁을 주어야 할 때 참 애매하죠. 특히 19유로. 29유로 이렇게 나왔을 때에는 팁으로 1유로를 더해서 20이나 30유로라고 이야기하기에도 참 팁이 너무 적어 보이고 말이죠. 여러분은 유럽 여행할 때 팁으로 얼마나 쓰시나요?

 

5. 곰팡이의 습격.

-> 3년 전 여름. 한 벽면 전체에 곰팡이가 펴서 집주인과 대판 싸운 기억이 나네요. 뭐 그렇게 언성을 높여가며 싸움까지는 아니었는데, 곰팡이라는 것이 명확한 인과관계를 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보니, 책임소재를 저에게 덮어씌우려고 이야기하는 집주인에게, "저 대학교에서 건축공학 전공하고 있습니다."라며 조곤조곤 이야기해서 이겼던 기억. 이겼다고는 하지만, 거실을 거의 한 달 동안 못 쓴 거 생각하면 아휴... 그러고도 보상은 1도 못 받았습니다... (이사 나올 때, 작은 거 하나까지 다 꼬투리 잡아서 보증금에서 제하면서 말이죠...)

 


 

6. 택배 때문에 도착.

-> 독일은 경비실도 없을뿐더러 집 앞에 택배를 두고 가기도 참 애매한 환경입니다. 때문에 직접 전달을 하거나, 공동 주택의 경우에는 종종 이웃에게 맡겨놓고 "XX한테 맡겨놓았다"는 배달쪽지를 우편함에 넣어두기도 하는데요, 종종 아시아마트에서 장류를 한 번에 대량구매하거나, IKEA에서 가구를 구입해서 배송을 받을 경우. 참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연락도 정확히 "몇 시에 온다."가 아니라 대략적으로 "12시에서 18시 사이에 배송예정"이라고 연락이 오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꼼짝없이 집에서 누구 한 명은 기다려야 하죠. 혹시라도 부재중에 못 받은 경우 근처 파켓숍에 가서 직접 수령을 해야 하는데, 집에서 먼 거리에 있기도 하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 그리고 종종 난 분명히 택배 온다고 해서 하루종일 집에서 기다렸는데, 너무 안 와서 내려가보니 우편함에 "부재중이어서 파켓숍에 맡길 예정이니 XX시 이후 찾아가세요."라는 쪽지를 발견하면 그 분노... 하아...

 

7. 칼크(석회) 경악.

-> 유럽의 물에 석회가 많다는 건 다들 아시죠? 지금은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쓰시는 휴대용 정수기인 브리타 정수기는 칼크 제거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도 아시나요? 많은 분들은 독일에서 몇 년간 샤워를 하시면서 탈모가 온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여드름이나 얼굴에 이것저것 막 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다들 그 원인으로 칼크를 꼽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큰 문제없이 지내고는 있는데요. 종종 샤워기나 샤워부스 구석에 쌓여있는 석회덩어리를 보면 경악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8. 저렴한 고기와 과일가격에 행복.

-> 최근에는 물가가 많이 올라서 예전에 비해서 정말 많이 올랐는데요. 물가는 정말 한국에 비해서 월등히 저렴합니다. 특히 삼겹살의 경우 지방이 많은 부위라 독일 사람들은 선호를 많이 하지 않아서인지 정말 저렴했습니다. 지금은 kg당 8유로. 그러니까 거의 1만 원가량 하는데요, 정말 저렴했던 시절에는 (불과 2~3년 전) kg당 4유로. 그러니까 6천 원 정도면 삼겹살 1kg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고기들과 과일들도 참 저렴한데요, 고기, 특히 삼겹살 러버인 은도끼에게 과거의 삼겹살 가격은 정말 천국이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요산수치가 높아져서 통풍이 자주 오는 터라 조절하느라고 못 먹고 있습니다.)

 

9. 엄청난 보험료와 전기세에 눈물.

-> 전기세는 정말 꾸준히 계량기를 체크하고 다달이 사용하는 전기를 기록하며 아껴 써서 눈물을 흘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요, 꾸준히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진짜 아까움 그 자체입니다. 오죽하면 "아파서 병원을 자주 가는 게 나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까요. 보험료는 만 30세가 넘은 싱글 학생을 기준으로 거의 200유로, 한 달에 25만 원가량이 나옵니다. 물론 병원을 가면 보험카드로 다 해결이 되어서 따로 돈을 낼 필요가 없지만, 병원을 자주 안 가는 입장에서는 참... 내면서도 아까울 따름입니다...

 

10. 바이링귀얼은 개뿔 0개 국어.

-> 독일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말이 있습니다. "늘지 않는 독일어, 잊혀져가는 한국어, 돌이킬 수 없는 영어." 그만큼 언어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요. 석사 논문 막바지에 있으면서 독일 건축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여전히 독일어는 여전히 어렵고, 가끔 독일이 아닌 국경을 넘어서 여행을 하면서 영어를 써야 할 때면 진짜 초등학생이라도 된 것처럼 더듬거리며 영어를 하고 있는 저를 보면... 늘 "영어도 배워야겠다."라고 다짐은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그런 거죠 뭐...

 


 

11.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클뤼바인 or 킨더푼쉬.

-> 글뤼바인은 독일 크리스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이죠. 코 끝이 시릴정도로 추운 날 따뜻하게 데운 와인 한잔을 마시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조명들과 사방에서 들리는 캐럴. 그리고 행복한 사람들의 삼삼오오 재잘대는 소리. 가끔 너무 시끄럽기도 합니다만,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면 매년 빼놓지 않고 와이프와 글뤼바인 한잔은 꼭 마시러 나간답니다. (킨더푼쉬는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아이들이나 알쓰어른을 위한 음료입니다.)

 

12.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김정은에 대해 말하는 사람.

-> 사실 이게 좀 안 좋게 받아들이면 인종차별이기도 한데요,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곳 독일도 과거 동서로 분단이 되었었기에 현재 분단국가인 한국의 이야기가 뉴스에 등장하고, 그때마다 남한이 아닌 북한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김정은이라는 독재자를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때문에 이제는 누군가 김정은에 대해서 묻더라도, 김정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럼에도 나는 남한에서 왔고, 몇몇 한국인들은 이렇게 바로 그에 대한 질문 없이 김정은에 대해서 물으면 불쾌해할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경지에 이르렀답니다ㅎㅎ

 

13. 한국에선 절대 안 해 먹은 한국음식 해 먹기.

-> 닭발을 손질해보신 분 계신가요? 닭발을 깨끗하게 씻고 핏물을 뺀 후, 그 발톱을 하나하나 깎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닭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라면 그냥 나가서 사 먹거나 기본적으로 시켜 먹을 각종 찌개류, 짜장면, 족발, 찜닭 등등. 독일에 있으면서 독일어보다 한식 요리실력이 더 많이 늘어가는 기분이 드는 은도끼입니다.

 

14. 인종차별인지 저 사람이 이상한 건지 헷갈리는 경험.

-> 앞서 김정은에 대해서 묻는 사람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로 아시아 문화 혹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질문을 하는 것인지 놀리는 것인지 애매할 때가 참 많습니다. 아직도 유학생들 사이에서 의견대립이 있는 주제가 바로 "누군가 니하오라고 인사를 한다면 인종차별인가?"라는 테마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딱 들었을 때, 단순히 호기심이나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하는 니하오 인사와, 나를 놀리기 위해서 하는 니하오 조롱을 이제는 구분할 수 있기에, 단순히 니하오라는 단어를 두고 인종차별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학생들은 여전히 "니하오"에 대해서 광분을 하고 있죠. 사람마다 입장과 관점이 다른 것이니까요. 물론, 실제로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도 많고, 저처럼 덩치 큰 남자보다 작고 왜소한 여성분들은 더 많은 인종차별이나 성희롱적인 발언을 듣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부디 제발 인종차별 멈춰!!

 

15. 독일어 필기체를 보고 암호 해독.

-> 수업시간 교수님의 필기. 그리고 지금도 일을 하면서 직원이 써주는 텍스트나 종종 집주인이 보내는 편지에서 알아볼 수 없는 글씨는 존재합니다. 종종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을 찍어서 이거 해석 좀 해주세요 하는 글도 올라오기도 하는데요, 이제는 그래도 필기체가 좀 익숙해져서 알아보기도 하고, 앞뒤 문맥으로 찍어 넘기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특히 갈겨쓴 필기체는 극혐입니다... 제발 좀 정성껏 써주세요 제발요...

 


 

16. 동네에 자주 마주치는 항상 산책 중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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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당황했을 때 예상치 못한 도움 받고 인류애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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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여름에 해가 안 져서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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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겨울에 해가 안 떠서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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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인터넷/모바일 회사 때문에 저혈압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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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동네에서 Bombe gefunden. (폭탄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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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쓰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마저 쓰고 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쓰고 여러분께 들려드릴게요. 다음날 오시면 남아있는 이야기들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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