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매년 봄이 오면 각 구단은 거액을 투자해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이 리그를 지배해 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차갑고 냉정합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거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순간 구단은 지체 없이 칼을 빼듭니다. 이별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해당 구단의 시즌 구상은 꼬이기 마련이며, 팬들에게는 커다란 실망감으로 다가옵니다.
2026 시즌을 맞이한 올해도 예외 없이 불명예스러운 ‘1호 퇴출’의 주인공이 나왔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가 최근 5년간(2022년~2026년) 각 시즌의 서막을 채웠던 1호 퇴출 외국인 선수들과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급파되었던 대체 선수들의 숨겨진 스토리를 심층 분석해 봅니다.

2026 시즌 KBO 리그의 첫 퇴출 소식은 고척벌에서 들려왔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야심 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타자 트랜턴 브룩스 선수를 한 달 반 만에 웨이버 공시했습니다.

브룩스는 전형적인 장타자 포지션으로 영입되었으나, 한국 무대 특유의 변화구 공략과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멘탈이었습니다. 퇴출 직전 경기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더그아웃에서 배트를 내던지는 등 태도 논란까지 불거지며 구단 수뇌부의 인내심을 바닥나게 만들었습니다. 팀 타율 최하위로 떨어진 키움은 무홈런에 그친 브룩스를 과감히 내치고, 메이저리그 통산 50홈런 고지를 밟았던 대물 타자 케스턴 히우라를 전격 영입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 시즌 | 팀명 | 타율 | 경기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장타율 | 출루율 |
| 2026 | 키움 | 0.217 | 41 | 31 | 0 | 16 | 11 | 0.259 | 0.286 |
2. 2025 시즌: 시한폭탄이었던 부상 잔혹사, 엇갈린 명암 ( 롯데 자이언츠 / 찰리 반즈 -> 알렉 감보아 )

2025 시즌은 리그 전체가 유독 개막 초반부터 외국인 잔혹사로 신음했던 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짐을 싸야 했던 선수는 부상 극복에 실패한 사례였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 선수입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완벽한 구위를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개막 이후 팔꿈치와 어깨 통증이 재발하며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구단은 한 달 이상 재활을 기다려주며 복귀를 타진했지만, 마운드 위에서의 구속 저하와 제구 난조가 겹치자 결국 5월 초 시즌 1호 퇴출이라는 불명예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뒤이어 합류한 대체 용병은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며 무너진 선발 로테이션의 구세주가 되었습니다.
| 퇴출 / 찰리 반즈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35.32 | 8 | 3 | 4 | 45.2 | 38 | 47 | 4 | 19 | 27 |
| 영입 / 알렉 감보아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3.58 | 19 | 7 | 8 | 108.0 | 117 | 97 | 6 | 53 | 43 |
3. 2024 시즌: 역대급 '10억 외인'의 몰락, 신의 한 수가 된 대체자 ( SSG 랜더스 / 로버트 더거 -> 드류 앤더슨)

2024 시즌 랜더스필드를 충격에 빠뜨렸던 주인공은 SSG의 1선발로 낙점됐던 로버트 더거였습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에 육박하는 금액(최대 90만 달러)으로 입단하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더거의 KBO 생활은 그야말로 악몽이었습니다. 한국 무대의 심판 존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며 볼넷을 남발했고, 급기야 한 경기 13실점이라는 역대급 불명예 기록까지 썼습니다. 결국 SSG는 개막 한 달 만인 4월 말, 6경기 3패 평균자책점 12.71이라는 참혹한 성적을 남긴 더거를 방출했습니다.
그를 대신해 긴급 수혈된 선수가 바로 드류 앤더슨이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NPB) 경험이 있던 앤더슨은 시속 150km 중후반대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타자들을 압도했고, SSG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운드를 든든히 지탱했습니다.
| 퇴출 / 로버트 더거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12.71 | 6 | 0 | 3 | 22.2 | 18 | 37 | 2 | 13 | 32 |
| 영입 / 드류 앤더슨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3.89 | 24 | 11 | 3 | 115.2 | 158 | 98 | 11 | 62 | 50 |
4. 2023 시즌: 단 60구만 던지고 떠난 1선발, 임시 대체 제도의 서막 ( 한화 이글스 / 버치 스미스 -> 리카르도 산체스 )

2023 시즌 한화 이글스의 행보는 시작부터 꼬였습니다. 계약금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100만 달러 가득 채워 데려온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투수 버치 스미스가 사고를 쳤기 때문입니다. 스미스는 2023년 4월 1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습니다. 하지만 3회말 투구 도중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습니다. 검진 결과 장기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고, 한화 구단은 개막 이후 단 2와 3분의 2이닝(투구수 60구)만 소화한 1선발 투수를 4월 중순에 방출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KBO 역사상 이토록 빠른 1호 퇴출은 유례가 없었습니다.
이 절망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화가 급하게 데려온 왼손 투수가 리카르도 산체스였습니다. 산체스는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투구와 정교한 제구력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스미스의 먹튀 행각으로 피눈물을 흘리던 한화 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습니다.
| 퇴출 / 버치 스미스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6.75 | 1 | 0 | 0 | 2.2 | 2 | 3 | 0 | 1 | 2 |
| 영입 / 리카르도 산체스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3.79 | 24 | 7 | 8 | 126.0 | 99 | 136 | 13 | 34 | 53 |
5. 2022 시즌: 눈물의 작별과 영광의 새 출발, 우승 주역과의 이별 ( KT 위즈 / 윌리엄 쿠에바스 -> 웨스 벤자민 )

2022 시즌의 1호 퇴출 스토리는 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낭만과 냉혹함이 공존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주인공은 KT 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였습니다.쿠에바스는 2021년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와 한국시리즈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KT 팬들에게 종신 투수 대접을 받던 레전드였습니다. 그러나 2022 시즌 개막 직후 단 2경기만 소화한 채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이었으나 시즌 초반 8위까지 추락하며 여유가 없던 KT는 결국 5월 중순, 눈물을 머금고 쿠에바스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리고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투수가 바로 좌완 웨스 벤자민이었습니다. 벤자민은 합류하자마자 패배를 모르는 특급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KT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고, 이후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좌완 외국인 투수로 장수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 퇴출 / 윌리엄 쿠에바스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2.45 | 2 | 1 | 0 | 11.0 | 8 | 2 | 1 | 6 | 3 |
| 영입 / 웨스 벤자민 | |||||||||
| 방어율 | 경기수 | 승 | 패 | 이닝 | 탈삼진 | 피안타 | 피홈런 | 사사구 | 자책점 |
| 2.70 | 17 | 5 | 4 | 96.2 | 77 | 75 | 11 | 28 | 29 |
2026 시즌 1호 퇴출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떠난 브룩스, 그리고 그를 대신해 고척의 중심 타선에 서게 된 케스턴 히우라. 과연 히우라는 앞선 선배 대체 외인들처럼 키움 히어로즈의 극적인 반등을 이끄는 '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올해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Herr.Kwak_야구도사 > KBO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이버메트릭스의 성역, 단일 시즌 wRC+ 200 돌파 ‘신의 영역’의 주인공들 (0) | 2026.05.27 |
|---|---|
| 세이버메트릭스로 보는 역대 지명타자 단일 시즌 타격 생산성(wRC+) TOP 10 (0) | 2026.05.27 |
| 만화도 이렇게 안 쓴다. KBO 역사를 뒤흔든 ‘이틀 연속 끝내기’의 기적 (키움 히어로즈 김웅빈 선수 이틀 연속 끝내기) (0) | 2026.05.27 |
| 세이버메트릭스로 보는 역대 우익수 단일 시즌 타격 생산성(wRC+) TOP 10 (1) | 2026.05.22 |
| 세이버메트릭스로 보는 역대 좌익수 단일 시즌 타격 생산성(wRC+) TOP 10 (0) | 2026.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