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축구계를 지배했던 메날두의 시대. 아니 더 정확하게는 드디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바로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선정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서 메시의 이름이 빠진 것입니다. 17년 전인 2007년 20세의 나이로 장발을 휘날렸던 시절에 처음 FIFPro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이후 줄곧 이름을 올렸던 리오넬 메시 선수인데요. 메시 선수가 FIFPro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서 빠진 것은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비록 리오넬 메시 선수가 지금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에서 현역으로 활약하며 마이애미의 2023 리그스컵 우승과 2024 MLS 서포터즈 실드(통합 우승)를 차지하는 등 3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류로 불리는 유럽 무대에서 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축구선수협회 , FIFPro는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 월드 베스트 일레븐을 공개하였습니다.
FIFPro는 "70개국에서 뛰는 2만 1000명 이상의 남자 프로축구 선수들이 올해의 팀에 투표했다"라며 "이번 베스트 일레븐은 2023년 8월 21일부터 2024년 7월 14일까지 성적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후보들은 이 기간 동안 최소 30경기 이상을 소화했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2024 남자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 6명, 맨체스터 시티 소속 4명이 포함됐다. 다니 카르바할, 안토니오 뤼디거, 에데르송, 그리고 로드리가 처음으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FIFPro가 발표한 2024 월드 베스트 일레븐은 3-4-3 전형을 기준으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골키퍼는 맨체스터 시티의 에데르송 선수입니다. 브라질 출신 골키퍼 에데르송은 최근 선방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그의 날카로운 킥과 안정적인 볼 관리에서 나오는 빌드업 능력 덕에 최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시작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기간 동안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영향력을 감안해 선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진은 레알 마드리드의 카르바할 선수와 안토니오 뤼디거 선수, 그리고 리버풀의 버질 반다이크 선수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스페인의 베테랑 수비수 카르바할 선수는 오랫동안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고,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스페인의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우승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안토니오 뤼디거 선수도 카르바할 선수와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 중입니다. 동료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팀의 수비를 지키고 있는 선수가 바로 뤼디거 선수입니다.
반다이크 선수는 나이가 들었어도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리버풀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순수 개인 기량으로 선수들의 선택을 받아 FIFPro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뽑혔습니다.
이어서 미드필드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 선수와 로드리 선수, 그리고 지금은 은퇴를 하였지만 마지막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토니 크로스 선수와,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의 핵심 주드 벨링엄 선수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더브라위너 선수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기간을 햄스트링 부상으로 날렸습니다. 빠른 회복을 위해 아예 수술을 받고 회복에 전념했는데요, 최근에서야 경기장으로 돌아와 맨체스터 시티의 성적 복구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상 때문에 일각에서는 더브라위너의 선정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반면 2024 발롱도르 1위의 주인공인 로드리 선수의 선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로드리 선수는 2023-24 시즌을 통해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을 도우면서 커리어 면에서도 최고의 미드필더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토니 크로스 선수의 선정도 눈에 띄는데요. 한때 루카 모드리치 선수, 카세미루 선수와 함께 크카모로 불리며 세계 최강 미드필더진을 구축했던 크로스 선수는 지난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과정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치면서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 주드 벨링엄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벨링엄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 입단 첫 해에 리그에서만 19골 6도움을 터트리며 맹활약을 하였습니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던 상황에서 벨링엄 선수가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도 장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격진은 파리의 왕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킬리안 음바페 선수,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 선수,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선수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뛰었던 음바페 선수는 비록 PSG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그랬던 것처럼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습니다. PSG와 함께 프랑스 리그1(리그앙) 우승을 차지했고, 리그 27골 7도움으로 자신의 6번째 리그1 득점왕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시즌 만에 맨체스터 시티의 주포로 자리 잡은 홀란드 선수는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오면서 선수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트레블을 차지했던 2022-23 시즌에 비해서는 폭발력이 약간 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동료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드리와 발롱도르를 두고 경쟁했던 비니시우스 선수는 충분히 그리고 당연히 선정될 만했습니다. 매너논란은 뒤따르고 있지만 비니시우스 선수는 리그와 유럽 대항전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겼습니다. 그 덕에 발롱도르 수상 유력 후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결국 로드리 선에게 밀려 2위에 그쳤습니다.
FIFPro는 "전 세계의 축구 선수들은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각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세 명을 선정했다. 포지션별 투표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골키퍼 1명, 수비수 3명, 미드필더 3명, 공격수 3명이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고 남은 한 자리는 그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선수에게 주어졌다"라고 전했습니다. 계속해서 FIFPro는 "반다이크는 통산 네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2024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선수들 중 유일하게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소속이 아니다. 벨링엄은 후보들 중 가장 많은 표인 1만 1176표를 받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18년 만에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서 빠진 리오넬 메시 선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FIFPro는 "이번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메시가 뽑히지 않았다"라며 "메시는 지금까지 월드 베스트 일레븐에 17번이나 선정된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한 선수"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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