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9월 04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는 아에로플로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나이 32. 내 옆에는 3달 전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한 29살의 와이프가 있었다.
그렇다. 우리는 결혼을 함과 동시에 독일로 늦깎이 유학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총각에서 유부남으로, 직장인에서 백수로(지금은 다시 대학생이 되었지만), 한국에서 독일로,
3달 사이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눈을 떠보니 독일이었다.
그렇게 독일에서의 생활은 시작되었고, Kwak이라는 나의 성은 (곽)에서 어느새 (크박)이 익숙해졌으며
3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수업에서 교수님의 말을 이해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지만,
친구들과 조금씩 자연스럽게 농담 따먹기를 포함해 프리토킹을 할 정도로 언어가 늘어가고 있으며,
여전히 적응해 나가고 있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기록하고, 모으는 것을 광적으로 집착하진 않지만 좋아하는 성향의 헤어곽(Herr.Kwak)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2019년이 끝나고 2020년이 오면서 2019년을 정리하던 중 확인을 해보았다.
내 외장하드에는 2003년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매년 연도별로, 그리고 그 안에 날짜별로 정리된 사진들이 빼곡하게 보물처럼 잠들어 있다. (물론 누군가가 본다면 보물이 아니라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체크를 해보니 어느새 150GB를 넘었다.
그리고 독일에 도착한 2016년 09월 04일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모아둔 사진만 해도 어느새 34,000개의 파일에 100GB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것이 내가 티스토리를 시작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이다.
독일에 오고 난 후 시작한 Instagram안에는 어느새 800개가 넘는 포스팅을 올렸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팔로워들도 꽤나 늘었다.
불현듯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나의 지인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그리고 불현듯 생각이 들었다.
나의 그 말이, 나의 그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때로는 정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해보려 한다.
아직은 막연하지만, 콘텐츠를 늘려 다양한 주제로 글을 올리고,
누군가에게 공감을 줄 수 있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게 32살에 독일로 떠난 아재는 어느덧 36살이 되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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