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하루하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서툴고 마트에서 식자재를 사고, 어학원에서 한마디라도 더 하기 위한, 하루하루가 모험의 연속이지만 열심히 살아내는 중이었죠.
헤어곽이 첫 두 달 동안 등록을 한 어학원은 한국에도 있는 한국에도 [주한 독일문화원]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대전, 광주, 대구, 부산에 분원이 위치하고 있는 괴테 어학원[Geothe-Institut]이었습니다.
한국의 괴테 어학원의 정보가 궁금하신 분은 [https://www.goethe.de/ins/kr/ko/index.htm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 포스팅[모든 시작은 난관 투성이다]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헤어곽이 괴테 어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기숙사형 어학원이에서 첫 거주지의 불안함을 해소하고 출국을 할 수 있었다는 점.
두 번째, 독일에도 많은 어학원이 있지만, 독일 전역에 본원을 두고 있는 괴테어학원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열정만수르급으로 활활 타오르는 초창기 시절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제대로 습득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였죠.
괴테 어학원[Herr.Kwak이 있던 분원은 Freiburg-프라이부르크의 괴테 어학원이었습니다.]의 장점으로는 첫 번째로 비디오텍(Videothek- Bibliothek이라는 도서관이랑 비슷한 형태로 책은 물론 DVD나 Audiobook도 대여가 가능합니다.)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처럼 공부할 수 있는 책상도 배치가 되어 있기에, 방에서는 공부에 잘 집중을 하지 못하는 헤어곽같은 경우에는 이 곳을 자주 이용하곤 했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주마다 있어서,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참석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료와 무료 두 가지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고요, 물론 원하는 사람이 많을 시 인원 제한은 있습니다.
근교 도시 여행에서부터, 시내 골목투어, Anmeldung(거주지 등록) 도움 등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헤어곽이 가장 먼저 참석했던 프로그램은 Willkommenparty. 환영파티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요?XD
지나고 나니 다양한 나라의 많은 친구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던 이곳에서 아직은 친구들과 제대로 사귀지도 못했던 상태였기에, 일단 친구들과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참석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두둥!!)
한국에서 환영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느낌을 기대하고 갔는데, 전혀 다른 문화였습니다. 어학원 측에서 해당 Kneipe(술집)에 해당 행사를 예약은 해놓고, 인솔자가 있긴 하지만, 무언가 진행을 하고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자 마시고 싶은 주류를 시켜놓고 이쪽 친구들과 이야기, 저쪽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말 그대로 자유로운 모임이었습니다. 귀가 시간은 자기가 가고 싶을 때 자유롭게 가면 되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영어도, 독일어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없는 헤어곽과 프라우리는 둘만의 섬을 만들어 동동동 떠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이야기를 걸지도 않으니, 누군가 먼저 와서 이야기를 걸어주지도 않더군요. 물론, 이야기를 걸어주더라도,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걸음마 수준이라 겁도 먹어서 더 소외되긴 했습니다. 그렇게 동동동 떠다니다가 기숙사로 돌아오니, 무언가 허탈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막막함이랄까요?
"우리... 잘할 수 있겠지?"
"우리 나아지겠지?"
서로 그렇게 서로에게 질문을 하며, 서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마감해봅니다.
아직, 모든 것이 서툴기만 했던 그 시절. 모든 것이 새로웠고 때로는 경이로웠던 순간들을 즐길 수 있던 그 시절.
독일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지내기엔 지금이 훨씬 더 편하고 수월해졌지만, 때론 아무것도 모르던 철없던, 어찌 보면 무식했던, 그래서 더 용감했고, 모든 것에 아기 같은 마음으로 감탄을 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물론 저는 헤어곽이고 이곳은 독일 니더작센주의 힐데스하임이라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아직도 못 찾은 듯한 느낌입니다.
언젠간 알 수 있겠죠?
내가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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