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1647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었다. 자기 계발서나 가벼운 여행 에세이 (Herr.Kwak의 최애 장르)와는 달리 소설 (특히 여느 이런저런 상, 무슨 무슨 상을 받은)은 특유의 자만과 오만을 뽐내고 있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겠지만, 내게는 뭐랄까... "나는 이렇게 추상적이고 진지하고 심오한 문장에 나의 마음을 이렇게 어려운 단어와 문체를 사용해 소설을 이렇게 썼어."라고 자랑하는 듯 느껴진다. 아, 물론 모든 소설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침이 고인다'라는 소설은 김애린이라는 작가의 투명한 감성과 참신한 상상력을 칭찬하는 소설 말미의 해설을 읽으면서 나는 더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 자신도 아닌 책을 읽은 단지 '제삼자'가 나서서 '이 책은 이러하고 저러하며 저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요..

[우당탕탕_독일생존기]#01. 모든 시작은 난관이다.

2016년 09월 04일. 누군가에겐 흔하디 흔한 하루였을 그 날은 나에겐 큰 의미로 남아있는 그런 날이다. 일반적이고 일상적이고 틀에 박혀있던 나의 삶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무모했으며, 당돌했으며, 거침이 없었다. 물론,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어떠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내가 한 선택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보았다. 그처럼 내 선택으로 인해 내 삶은 어찌 보면 180도 바뀌었다. 그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려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총각에서 유부남으로, 직장인에서 백수로 바뀌었으며 갑작스레(남들이 보기에는) 선택한 독일행에 많은 우려 섞인 이야기를 들었으며, 물론 그 이야기의 주체에는 부모님도..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 윤일권, 김원익 공저

제우스와 열 두신들이 사는 올림푸스. 제우스뿐만 아니라 포세이돈, 헤라, 아폴론 등과 헤라클레스 등 책과 만화책, TV에서 만화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로 접하여 익숙한 스토리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왜 신들마다 각각의 성격과 캐릭터로 묘사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서양문화의 변천 및 발전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를 새로이 접할 수 있었고, 이제야 이 신화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책이다. 모권 사회에서 부권 사회로의 변화와 가이아와 아마존으로, 또한 헤라라는 캐릭터의 성격으로 미루어 완벽한 모권 체제가 몰락하고 가부장적 사회가 되며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하는 여권의 모습은 이 시대의 입장에서는 경을 치고 통곡을 하였으리라 가볍게 상상을 해본다. 여러 가지 이야기 속의 여성들의 모습이나 희생..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저

정치인 유시민, 전업작가 유시민. 정치라는 단어에 전무했던 20대를 보내온 나에게 좌파 정치인 유시민이라는 이미지는 없었다. 단지 TV 방송 썰전 혹은 알쓸신잡에서 조금은 고지식하지만 교활해 보이고, 여러 분야 다방면에 걸쳐 박식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다. 썰전에서 좌파 진보정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측에서 토론을 하였기에, 그의 정치활동 당시의 모습은 이러하였겠구나 하고 어렴풋이 짐작을 할 뿐이었다. 지난 2016년. 전 국민이 박근혜의 국정농단과 비선 실세, 탈세 등에 경악과 분노를 느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수보다는 진보의 성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한 사람이 그의 정치관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나 스스로를 진보 성향을 가졌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특별히 진보니 보수니 편 가르..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 - 제바스티안 하프너 저

비스마르크(독일 제국을 건설한 사람)가 누구인지는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지만 독일의 역사를 다루었으리라는 짐작으로 시작한 책이다. 지금 독일에서 생활을 하고 있고, 독일에서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기에 독일의 역사를 한 번쯤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어려웠다. 큰 도이치와 작은 도이치 제국이라는 개념부터 시작을 해서 비스마르크 등등 솔직히 독일과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내게 너무나도 어려운 책이었다. 세게 제1,2차 대전과 히틀러 등 익히 아는 내용도 있었으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지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려운 책이었고, 하지만 책을 모두 읽었고, 중간중간에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검색하면서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

한국의 연쇄살인 - 표창원 저

최인구에서 신창원, 아니 유영철에 이르기까지 소위 연쇄살인 사건들을 유명 프로파일러 (지금은 정치인으로 더 유명한) 표창원 씨가 서술한 책이다. 각각의 사건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그때의 사회적 상황, 범인 개개인의 상황에 초점을 두고 사건의 발화점을 헤아려본다. 사건의 발화점이라면 범인의 범행 동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동기는 개인적 원한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내재된 다른 이유들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등 다양하다. 또한 그 당시의 수사의 잘잘못이 아닌 수사의 부족했던 점, 혹은 아쉬웠던 점을 가감 없이 풀어내었다. 모두들(대다수) 어린 시절 학대 혹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거치면서 제대로 된 애정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로 인한 여성 혹은 사회에 대한 저주, 환멸 혹은 자기 ..

[프롤로그] 나는 32의 나이에 독일로 떠났다.

2016년 09월 04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는 아에로플로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나이 32. 내 옆에는 3달 전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을 한 29살의 와이프가 있었다. 그렇다. 우리는 결혼을 함과 동시에 독일로 늦깎이 유학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총각에서 유부남으로, 직장인에서 백수로(지금은 다시 대학생이 되었지만), 한국에서 독일로, 3달 사이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새도 없이 눈을 떠보니 독일이었다. 그렇게 독일에서의 생활은 시작되었고, Kwak이라는 나의 성은 (곽)에서 어느새 (크박)이 익숙해졌으며 3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수업에서 교수님의 말을 이해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지만, 친구들과 조금씩 자연스럽게 농담 따먹기를 포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