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정말 괜찮은 걸까요? 두산 베어스 신인 클로저 김택연 선수가 결국 금단의 영역에 발을 디뎠습니다.
김택연 선수는 지난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8회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김택연 선수의 두산 베어스는 접전 끝에 롯데 자이언츠를 4-3으로 꺾고 정규시즌 4위를 확정했는데요. 25일까지 142경기 72승 68패 2무를 기록한 두산 베어스는 KT 위즈와 SSG 랜더스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72승까지 따라잡을 수 있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초중반 흐름은 편안했습니다. 1회 초부터 4안타 3득점을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고,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곽빈 선수가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6회 1점을 추가한 두산 베어스는 4-0으로 앞선 7회 말 곽빈 선수를 내리고 필승조를 본격적으로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경기가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7회와 8회, 김강률-이병헌-최종인-이영하-홍건희 선수를 차례대로 투입하고도 1점씩 따라잡히며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일곱 번째 투수로 마무리 김택연 선수를 조기에 투입하며 아쉬움 가득한 불펜 운영을 선보였습니다.
김택연 선수는 두산 베어스가 4-2 앞선 8회 2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왔습니다. 7회 2루타를 터트린 황성빈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죠. 동점 주자까지 나간 위기 상황에서 김택연 선수는 과감한 구종 선택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공 6개를 모두 패스트볼로 구사하면서 배짱 있는 투구를 펼쳤는데요, 결과적으로 황성빈 선수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급한 불을 끈 김택연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 김택연 선수는 9회 재차 마운드에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앞선 이닝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제구가 흔들려 주자를 쌓기 시작한 것인데요, 선두타자 빅터 레이에스 선수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박승욱 선수를 1루 땅볼로 처리했으나 손호영 선수에게 두 번째 볼넷을 내줘 1사 1, 2루가 채워지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도 전준우 선수에게 1타점 좌전 안타, 나승엽 선수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대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투구 수도 어느덧 31에 도달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고 김택연 선수는 다행히 마지막 순간 힘을 냈습니다. 신인 강승구 선수를 공 4개로 삼진, 이어 오선진 선수를 공 3개로 유격수 뜬공 처리하며 1점 차 우위를 지켜냈습니다. 두 타자 상대로 모두 패스트볼만 구사했고, 오선진 선수의 타석에서 이날 경기 최고 구속인 151km/h를 기록하는 등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롯데 장이언츠전 김택연 선수는 1.1 이닝동안 총 8 타자를 상대했고 투구수는 38개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김택연보다 앞서 투입된 다섯 명의 불펜의 투구수 총합, 다시 말해 김강률 선수 10구, 이병헌 선수 4구, 최종인 선수 6구, 이영하 선수 9구, 홍건희 선수의 7구를 모두 합친 36개보다 많은 숫자였습니다.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김택연 선수는 평균 구속 147.4km/h, 최고 구속 151km/h의 묵직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올 시즌 19번째 세이브를 달성했습니다.
2024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김택연 선수는 데뷔 첫해부터 적응기 없이 곧바로 1군에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차세대 국가대표 마무리감이라는 찬사와 함께, 특히 6월 마무리 전향 후 활약이 눈부신데요, 안정적인 투구로 연일 세이브를 추가한 끝에 2006년 나승현 선수의 16세이브 이후 18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KBO리그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김택연 선수는 현재까지 60경기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78탈삼진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름부터 '신인왕 0순위'로 언급될 만큼 인상적인 한 해를 보내는 중입니다. 하지만 개막 전 40이닝 안팎으로 투구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면서 '혹사 우려'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두산 팬들 뿐만 아니라 한국야구팬들 모두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포털에 김택연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키워드가 '김택연 혹사'일 정도입니다.
이날 26일까지 65.0이닝을 던진 김택연 선수는 142번째 경기에서 60번째 등판을 기록했습니다. 60경기는 KBO리그 역대 19세 시즌 투수 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김택연 선수와 동일한 나이에 60경기 이상 등판했던 선수는 KBO리그 43년 역사상 2002년 프로 2년 차 이동현 선수가 78 경기를 소화했고, 2007년 임태훈 선수가 64 경기를, 그리고 2011년 임찬규 선수가 65 경기를 기록한 것까지 세 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당시에도 혹사에 대한 논쟁이 일었고, 이후 기나긴 시간을 부상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말았습니다. 그 가운데 김택연 선수는 2011년 임찬규 선수 이후 13년, 두산 출신으로는 임태훈 선수 이후 무려 17년 만에 고졸 신인 신분으로 60경기에 등판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김택연은 이미 지난해 한 차례 '혹사 문제'를 겪은 적이 있는데요. 2023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김택연 선수는 1주일 동안 6경기 16이닝 5피안타 4볼넷 29탈삼진 2실점으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회에서 무려 245개의 공을 던지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프로에서는 이닝 제한 등 관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까지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팬들은 김택연 선수의 혹사, 그리고 그에 따른 부상을 걱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