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KBO리그 역대 최초로 "지명권 2장 교환" 트레이드가 성사되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1라운드 지명권이 포함된 2장이었습니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가 멀티 내야수 김휘집 선수를 내어주고 NC 다이노스로부터 1라운드와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였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3라운드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획득한 지명권을 모두 사용하여 6명을 지명하였는데요, 이 중 이번 2025 시즌에 무려 5명이 그라운드를 밟는 등 신인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구단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해당 선수로는 1라운드 8번으로 지명된 투수 전준표 선수를 필두로, 1라운드 9번 투수 김윤하 선수, 2라운드 16번 내야수 이재상 선수, 2라운드 29번 투수 손현기 선수, 그리도 3라운드에서 34번째로 지명된 투수 이우현 선수와 39번째로 지명된 투수 김연주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가운데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우현을 제외하면, 나머지 5명의 선수는 모두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았습니다.
1&3 라운드 지명권과 김휘집 선수의 트레이드는 내야진 보강을 필요한 NC 다이노스 측에서 먼저 김휘집을 지목해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올해가 프로 4년 차인 김휘집 선수는 통산 타율 0.227에 홈런 22개를 친 거포 유망주 내야수입니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고 3루수로도 종종 그라운드를 밟고 있으며 2루 수비도 가능한 선수입니다.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서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김휘집은 파워 툴을 지닌 내야수로 장타 생산력이 좋아 팀 공격력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했으며, 반대로 키움 측은 김휘집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로 분류해 트레이드를 받아들였습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김휘집 선수를 보내게 돼 크게 아쉽긴 하지만, 이재상과 고영우 선수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송성문도 잘해주고 있어서 그 자리를 메워 줄 거라 생각한다. 당장 성적보다는 미래 자원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이번 2025 신인 드래프트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NC 다이노스가 내어준 2장의 지명권으로 어떤 선수를 키움 히어로즈가 선택을 해서 어떤 성과를 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트레이드의 손익을 계산하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 입장에서는 현재까지의 김휘집 선수의 성적을 고려해 볼 때 성공적인 트레이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성적이 이어진다면 대박 트레이드에도 포함될 수 있을 텐데요.
김휘집 선수는 지난 25일 리그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3회 스리런 홈런을 기록하였습니다. 이 홈런은 역전 스리런포로 팀의 8 vs 2 승리를 견인하였습니다. 이는 올 시즌 14번째 홈런이자 NC 다이노스로 이적 후 9번째로 터짐 홈런입니다. 해당 경기에서 김휘집 선수는 이어진 5회 볼넷과 득점을 추가하며 1홈런 2출루 3타점 2득점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아울러 김휘집은 4일 KT 위즈전, 21일 한화 이글스전, 23일 KIA전에 이어 25일 경기까지 결승타를 터트리며 8월 NC가 이긴 네 경기에서 모두 해결사로 등극하는 진기록도 세우며 주전 선수의 줄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NC 다이노스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김휘집 선수는 트레이드 당시 51경기 174타수 40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230에 5 홈런 25 타점 OPS 0.678로 부진해 걱정하는 시선도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이적 후 초반 10경기에서 32타수 5안타 타율 0.156에 1홈런 2타점 OPS 0.493으로 부진하며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전반기 김휘집의 성적은 79경기 267타수 59 안타 타율 0.221에 9 홈런 39 타점 OPS 0.673으로 트레이드 전보다 더 떨어진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진하던 김휘집은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습니다. 후반기 34경기에 127타수 41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23에 5 홈런 17 타점 OPS 0.878로 파워와 정확성 모두 살아났습니다. 수비에서도 3루수와 유격수를 오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맷 데이비슨을 대신해 1루 수비까지 담당하면서 NC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지금 페이스라면 지명권 2장으로 본전을 넘어 내심 대박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흐름입니다.
더불어 1999년 이후 21년 동안 금지됐던 지명권 트레이드는 2020년 롯데 자이언츠가 신본기 선수와 박시영 선수를 KT 위즈로 보낼 당시 최건 선수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며 부활하였는데요, 이후 트레이드에서 11차례 더 지명권이 오갔고, 이번에 처음으로 1라운드와 3라운드라는 상위 순번 지명권 트레이드 사례가 탄생하였습니다.
리빌딩에 돌입한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6명의 3라운드 이전 상위 라운드 6명의 선수 지명에 이어 이번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6명의 3라운드 이전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획득한 만큼, 이들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서 웃는 팀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김휘집 선수는 이번 트레이드로 날개를 달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을 넘어 주의 깊게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