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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101. 11문자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o헤어곽o 2023. 12. 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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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죽어도 되는 사람도 있는 거야.”
그날, 애인은 어째서 살해당한 것일까?

11글자에서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살인
이것이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의 진수


일본 최고의 이야기꾼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 이후 다섯 번째로 발표한 장편소설 『11문자 살인사건』의 개정판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2007년 출간된 이후 11년 만의 개정판이다.

주인공이 살해당한 애인의 마지막 행적을 쫓는 『11문자 살인사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정통 추리소설 방식을 따르고 있는 작품으로, 미스터리를 향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여성 추리소설가인 ‘나’와 ‘범인’의 독백이 각각 1인칭으로 번갈아 전개되며 재미를 더하는 이 작품은 고전 추리의 원석을 보는 듯하다. 독자들이 주인공과 함께 추리 대결을 펼치는 형식인 정통 추리소설의 기법도 충실히 녹아 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금까지 수십여 편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치밀한 플롯과 기막힌 반전의 원류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그의 초기 대표작을 다시금 주목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11문자 살인사건』은 반전과 밀실 트릭, 매력적인 주인공,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열린 결말 등 추리소설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 중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일본에서 드라마화 되면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다. 데뷔 때부터 인간 내면의 복잡한 세계에 대해 고민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심려 끝에 탄생시킨 등장인물들의 원형을 맛볼 수 있는 소설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뜻깊은 의미가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에도가와 란포 상은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추리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데뷔작이자 수상작인 『방과후』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는 일본 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이지만, 유독 한국에서 그 명성과 실력에 맞는 인지도를 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비밀』을 계기로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도 가까워지게 되었다.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다. 이 작품은 청순한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데뷔작 이후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50편이 넘는 작품을 써내면서도 자신의 사생활을 절대 밝히지 않는 '비밀'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다작의 작품과 한 장의 사진이 남긴 강한 인상으로 스타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작가로, 20세기 중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드라이한 문체는 극명하게 사건과 행위 위주의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감정은 휘발되고, 독자들은 등장인물과 함께 다음 퍼즐의 조각을 찾아 매 페이지를 바쁘게 내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종종 '읽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소재주의라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이나 동시대의 현실 감각을 놓치지 않는 재능에 감탄하게끔 만들어버린다.

현재 전업 작가로 도쿄 중심가의 한 맨션에서 "가족이자 나를 비추는 거울이며 교사이기도 한 위대한 존재"인 네코짱(고양이)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의 삶에는 '술시'라는 독특한 시간이 있는데, 밤 11시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혼자 또는 벗들과 술을 마시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다. 시계수리공이었던 부친이 늦은 밤까지 일을 끝내고 "아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냈군" 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감을 끝내면 이모쇼추(고구마소주)를 마시면서, "그래, 그 대목은 그걸로 괜찮겠지", "아휴, 거긴 고쳐 쓰는 게 좋았을걸" 하며 되돌아본다. 때로는 도쿄 긴자의 바 '문단'을 찾는다. 다양한 업계 사람들을 접하면서 현실 감각을 얻는 곳이며, 편집자들을 만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향을 논하기도 한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최선은 과연 모두에게도 ‘선’인가?

 

트롤리 딜레마라고 할고 계신가요? "제동장치가 망가진 기차가 선로 위를 달리고 있다. 선로 위에는 5명의 사람이 있어 선로를 바꾸지 않으면 5명이 죽게 되고 선로를 바꾸면 5명은 살지만 바꾼 선로에 있는 사람 1명은 죽게 된다. 선로를 바꿀 수 있는 스위치는 당신 앞에 있다. 스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윤리학에서 가정하는 사고 실험의 하나로 제동장치가 고장 나 정지할 수 없는 탄관 수레가 소수 또는 다수의 사람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을 경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인데요.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혹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것에 대해 윤리학의 관점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이번 책 "11문자 살인사건"의 내용은 트롤리 딜레마와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이 됩니다. 어쩌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일 수 있는데 너무 일찍 이 이야기를 전해드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바다에서 떠오른 시체에서 시작됩니다. 소설 속 주인공 "나"의 애인인 그는 30대 남성인데요. 하지만 주인공이 그의 물건을 통해서 비치는 그의 모습은 그녀가 알던 애인과는 너무도 낯설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껏 그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걸 깨닫게 되죠. 그리고 그의 죽음의 석연치 않은 부분을 파헤치기 위해 그의 유품 중 수첩에 적인 그의 마지막 일정을 좇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년 전 떠난 요트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살인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을 추궁하지만, 확증은 없고 그들의 반응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만이 있습니다. 그렇게 사건에 다가설수록 주인공이 조사했던 인물들이 하나하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아니, 살인을 당하게 되는데요. 그 끝에 마주하게 될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소설이 추리소설이다 보니 앤딩을 없애려다 보니 마지막이 너무 급작스럽게 끝난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스포일러는 방지하는 게 아무래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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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진행되는 이번 소설에서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다른 소설과의 차이는 가해자의 유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그러하듯 살인을 저지르는 쪽, 쉽게 말해 살인자는 확실한 악인으로 등장하곤 하는데요. 또 때로는 그 악인들에게도 사연을 만들어 그들의 스토리를 미화하기도 하고 합리화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선인도, 악인도 등장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저마다의 신념과 그에 따른 행동에 따라서 그들의 행동은 물론 그 정당성까지도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악인에게 주어지는 스토리는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악인은 악인이고 범죄자는 범죄자, 살인자는 살인자이니까요. 그들의 스토리에 저는 관심도 없고, 들어줄 필요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건 소설이니까요. 그리고 이 책에서는 정말이지 그 개개인의 이념에 따라서 그들을 함부로 비난할 수 없게, 적정선을 아주 잘 만들어놓은 탄탄한 구조를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 개개인들의 가지고 있는 "악"이라는 것이 저에게서도, 우리 모두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님은 이 책을 출간하면서 "현실은 흑백이 분명하지 않은 세계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일본 추리소설 중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작품을 애정하는 이유는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반전과 긴박함,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를 꼭 하나씩 넣어놓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의 작품 중 가장 정통을 따른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번 소설 11문자 살인사건.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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