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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99.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 염기원

o헤어곽o 2023. 12. 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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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염기원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장편 집필에만 전념했고, 그 고된 시간을 스스로 ‘창작의 행군’이라 부른다. 행군 기간에 쓴 소설 중 가장 최근에 집필한 작품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를 세상에 먼저 내보냈다.

저자는 창작의 행군을 시작하며 큰 변화를 시도했다. 한 번 집필을 시작하면 초고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예외 없이, 매일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목표량을 채우면 대개 새벽이었고, 날이 밝기 시작한 뒤에야 잠든 적도 많았다. 작품 하나를 끝내고 퇴고하다 보면 어김없이 다음 작품 소재가 떠올랐다. 호수공원을 달리다가,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중에, 샤워하다 말고, 섬광 같은 것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그걸 빨리 쓰고 싶다는 욕구가 퇴고의 고통을 압도했다. 퇴고를 마치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염기원 작가는 강원도의 동굴, 등대가 있는 어촌마을, 짐바브웨의 마나 풀스 국립공원, 심지어 우주 공간까지, 다양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장편소설 여러 편을 연달아 썼다. 쉬지 않고. 십 대 청소년부터, 중년의 우주인, 수상한 연극배우, 복싱하는 여고생, 등장인물도 다양했다. 아프리카 들개나 외계인, 귀신마저 등장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었다. 독한 몰입 덕분에 창작과 루틴이라는 똑같은 일만 매일 되풀이하는, 극도로 단순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작품까지만 쓰고 휴식 기간을 갖자’라는 다짐을 번복하기 수차례, 차곡차곡 글이 쌓여갔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역시 우연히 내뱉은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어느 일요일 저녁, 함께 영화를 보던 동생 얼굴이 저자의 눈에 새삼스러웠고, 순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라는 문장이 저자의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저자는 곧바로 몇 분 만에 세운 이야기 뼈대를 네 줄짜리 메모로 정리해서 휴대폰에 저장했다.

 

- 작가 소개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오빠 새끼 잡으러 태백에서 왔다. 피지컬 만렙녀의 오빠 검거 작전! 오빠라는 새끼는 인생에 한 번도 도움이 된 적 없다. 매번 원치 않는 시점에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훼방을 놓곤 한다. 

 

 

 

유쾌 상쾌 통쾌. 사이다 같은 청량함으로 우리를 몰입시키는 소설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웃픈 자화상을 그린 이 소설은 유쾌 상쾌 통쾌했지만 씁쓸한 여운까지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우리의 자화상까지 소설 내에 녹여내어 반전으로 상황을 전개해 내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문단의 전무후무한 괴물 같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염기원 작가가 2년동안 미친 듯 집필하여 세상으로 내놓은 소설이라는 이 책. 2년간 여러 작품을 집필하는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 창작의 행군이라 부른 기간 동안 쓴 소설 중 가장 최근에 집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소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어느 일요일 저녁 함께 영화를 보던 동생의 얼굴이 갑자기 새삼스럽게 보였고, 순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라는 문장이 잎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나온 이 이야기는 태백이라는 살을 입고 조금씩 완성되어 갔죠. 이 태백이라는 공간은 저자가 사업을 그만두고 홀로 여행을 떠나던 시절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밤이 되면 황지 근처에 있는 페투페에 가서 생맥주를 마셨다는 저자. 그리고 그 본인이 바로 채하나였음을 저자도 시인하였습니다. (물론 성별은 바뀌었지만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태백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희열을 느낀 저자는 본인이 보고 들었던 태백의 공간들을 그대로 담아냈고, 팟캐스트를 통해 수 많은 사기꾼들을 취재했고 스타트업 업계에 발을 담갔던 본인의 경험까지. 마지막으로 여동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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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 유독 읽기 편했던 이유는 소설이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추상적 생각이나 개념을 의인화하거나 동물이나 식물 형상으로 바꿔 묘사하는 알레고리 요소 없이 그저 시간순으로 남매의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남매의 대화에서 독자들에게 어쩌면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책에는 채하나와 그녀의 오빠 채강천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어쩌면 책의 이해를 돕고, 책에 대한 흥미를 조금 더 끌어내기 위해 소설 속 인물들의 관계도를 아래 그림에서 소개해드리고 이야기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채하나와 그녀의 오빠 채강천 모두 어쩌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삶을 살았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한 에피소드.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천이라는 인물과 하나라는 인물은 반대되지만 비슷한, 그리고 통념을 깨는 느낌이었습니다. 99년생으로 등장하는 채하나는 건강하고 평범한 여성으로 투포환 선수를 하다가 공장 노동자로 일을 하는데요, 그러면서 오빠가 하는 일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데 그 이유는 오빠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죠. 오빠를 죽도록 싫어하면서도 끔찍이 아끼는 채하나입니다. 사실 이런 츤데레적인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에서 더 많이 보이지 않았나 싶은데요, 질서에 순응하느냐 거부하느냐. 그 결정과 함께 궤도에서 이탈해 본인이 원하는 길로 향하는 주인공. 용감한 여동생, 그리고 용감한 남매들이었습니다.

 

운동을 포기했다고 하지만 경쟁만이 절대유일한 승자독식 시스템을 거부한 것이기도 한 채하나. 그리고 천민자본주의에 순응하는 걸 거부하고 시대와 불화하는 채강천. 두 인물 모두 사회의 시스템에 거부하는, 대항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특히 그 거부와 대항을 통해 현실에 대한 푸념이 아니라 한번에 뒤집어엎을 수는 없더라도 한 발짝 씩 전진해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길 바라고 그렇게 믿고 있는 채강천. 그를 통해서 현재 사회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협주와 반주를 오가며, 남매간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벗어나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작은 돌을 하나 던지며 우리 현재에 대한 자화상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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