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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100. 놀이터는 24시 - 김초엽 등 7명

o헤어곽o 2023. 12. 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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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김초엽 배명훈 편혜영 장강명 김금희 박상영 김중혁
국내 최고의 작가진이 모여 만든 24시간 열려 있는 놀이터 / 일곱 편의 단편 소설 앤솔러지


즐거움의 미래에 한국문학 소설가 일곱 명이 모였다. 『놀이터는 24시』는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로 묶인 단편 소설 앤솔러지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소설가들이 각각 키워드에 대한 단상을 특유의 화법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김초엽 작가는 「글로버리의 봄」에서 긍정적인 감정으로만 생각하기 쉬운 즐거움의 이면을 파고들어, 즐거움을 주는 일이 타인에겐 괴로움을 느끼는 일로 그려내며 감정의 다면적인 지점을 다룬다. 배명훈 작가는 「수요 곡선의 수호자」에서 주로 공급 곡선에 관여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소비 곡선으로 위치를 옮겨 소비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로봇 ‘마사로’가 감각하는 유희를 풀어낸다. 편혜영 작가는 「우리가 가는 곳」에서 사라지는 것을 선택한 두 인물이 낯선 곳에 도착하여 예상치 못한 일을 겪으며 새로운 경험으로써의 소풍을 그려내고 즐거움을 환기한다. 장강명 작가는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에서 간절히 바라던 일을 스스로의 힘이 아닌 기계를 통해 손쉽게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가 마냥 즐거울 수만 있을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김금희 작가는 「첫눈으로」에서 예능국의 노동과 놀이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만들기 위해 매 순간 어떤 선택과 고민을 할지를 그린다. 박상영 작가는 「바비의 집」에서 즐거움 안에 포함된 다양한 문제들을 놀이로써 승화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중혁 작가는 「춤추는 건 잊지 마」에서 난민과 경계, 식물과 숲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거움의 마지노선을 춤추는 것을 잊지 않는 순간으로 구현한다.

즐거움에 대해 작가들만의 새로운 해석이 담긴 일곱 편의 단편 소설들을 읽으며 끝없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즐거움 찾는 작업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계속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 단편소설 줄거리 - 

 

「글로버리의 봄」 김초엽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130층의 인공 구조물, ‘글로버리’. 공간 설계자들은 각자의 구역에서 궁극의 즐거움을 구현한다. 그중 35층의 ‘나인 레인’은 방콕 호텔을 재현한 공간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 절묘하게 배치된 퍼즐들을 맞춰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곳이다. ‘나인 레인’을 매일같이 찾아가던 공간 설계자 ‘봄’은 호텔 라운지 한구석에 앉아 있던 여행자, 파틴을 만나게 되며 글로버리의 실체를 알아가게 된다.

「수요 곡선의 수호자」 배명훈

심해 도시 건설 현장의 팀장 ‘유희’는 어느 날 문득 희열을 느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온 이 감각이 휘발되지 않도록 일상을 차단하기로 한다. 대신 연락을 받아줄 로봇을 찾다가 자재 창고에 잠들어 있던 오래된 로봇을 떠올린다. 로봇은 자신을 마사로라고 소개하며, 즐거움을 주는 곳에 돈을 쓰는 재주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가는 곳」 편혜영
‘나’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라진 듯 보이게 하는 실종대행업, 증발을 도왔다. 그러나 나이가 들자 이제는 더 이상 업무 의뢰가 들어오지 않아 일을 그만두기로 한다. 폐업을 준비하며 사무실을 정리하던 와중에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여기가 ‘옆방’인지 묻는다. 옆방이면 옆으로 가라고 말하는 ‘나’에게 여자는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 장강명
카이스트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뇌과학 교수 이명우와 만나게 된 ‘나’. 이명우 교수는 톡소플라스마에 관한 연구를 ‘나’에게 들려준다.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면 평소 하지 않을 행동들을 대담하게 하게 되는데, 검사 결과 ‘나’ 또한 감염자로 밝혀진다. 뇌에 자극을 주는 기기를 실험 삼아 쓰게 된 주인공은 일이 놀이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기기를 쓰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점차 기기에 의존하게 된다.

「첫눈으로」 김금희
예능국에서 근무하는 소봄은 프로그램 「능력자」의 막내 작가이다. 지난 겨울 「능력자」 팀은 트위터에서 음식 사진만 보고 식당을 맞히는 ‘맛집 알파고’를 촬영하러 부산으로 내려갔다. 무사히 촬영을 마쳤지만 소봄은 그가 실은 같은 팀 피디 ‘지민’의 옛 연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맛집 알파고는 촬영 이후 계정을 터트리고 사라져 소봄과 지민은 촬영분을 방영할지 말지 고민에 빠진다.

「바비의 집」 박상영
디지털 팀의 기자 ‘평화’는 입술이 보랏빛인 악덕 상사에게 매일같이 시달린다. 여느 날처럼 자신이 쓴 기사를 빨간 펜으로 난도질한 원고를 읽는 상사에게 자신도 모르게 복수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불현듯 정신을 차리게 된 평화는 미국에 있는 동생 ‘긍률’의 집으로 도망치듯 떠나고, 그곳에서 남모를 취미를 가진 긍률의 딸 ‘제니’를 만난다.

「춤추는 건 잊지 마」 김중혁
난민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보더라인을 지키는 ‘송서우’는 근무가 끝나고 산책을 하다가 이상한 샛길을 발견한다. 나무들이 아치 형태로 길을 만든 것처럼 보이는 곳을 따라 들어가자 작고 둥근 정원이 나타난다. 근무가 끝나면 매일 둥근 정원에 방문하던 송서우는 어느 날 나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도서 "놀이터는 24시"라는 책은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와 함께 기획한 도서라고 하는데요, ‘NC FICTION PLAY’라는 브랜딩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즐거움의 미래’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7명의 국내 최고의 작가들이 모여 서로 다른 상상과 의미를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저는 미처 이러한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고서 책을 읽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각각의 단편들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공학적인, 미래지향적인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기획하였다는 내용을 알고나니 김초엽 님의 단편 "글로버리의 봄"과 배명훈 님의 소설 "수요곡선의 수호자"라는 소설이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요. 그중에서도 김초엽 님의 단편 글로버리의 봄은 소위 온라인 게임에서 등장하는 NPC에 인격을 부여하여, 사람과 NPC의 차이가 무엇인가, 혹은 NPC도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소설을 진행하였는데요. 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엔씨소프트와 무척이나 어울리는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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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책에 소개되니 7개의 작품들 모두 신성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무척이나 생경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늘 소설을 읽을때면 하는 생각이지만, 어떻게, 어디에서 이런 상상을 발휘하게 되었을까 감탄을 하면서 말이죠. 이번 후기를 쓰면서 앞에서도 언급했던 김초엽 님의 소설이 자꾸 생각이 나는 것이 이 소설이 저에게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하지 않은지 꽤나 오래되었지만 디아블로부터 리니지 등등 많은 게임들과 함께 해왔던 저에게도 익숙한 배경이었고, 연출이었지만 그 상상력이 너무나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두 번째로 언급했던 배명훈님의 소설 "수요곡선의 수호자"라는 소설에 대해서도 짧게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은데요. 로봇 마사로와 함께 하는 이야기인 이 소설은 로봇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주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는데요, 로봇이라는 것이 관리만 잘 되고, 그때그때 수리가 되어준다면 사실 인간의 수명보다 훨씬 오래 기능을 하고 "살아있을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내가 만들어 낸, 혹은 내가 사용하던 로봇이, 나에게 맞추어져서 나를 위해 사용되던 로봇이 내가 죽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것 같았던 이 소설은 그 질문 하나에서도, 그 시각 하나에서도 무척이나 신선했습니다.

 


 

그 외에 모든 소설들을 읽으면서 그러했지만, 작가님들은 역시 작가님들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며, 그들의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소위 글빨에 놀라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이번 소설.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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