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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39. 뜻밖의 질문들 - 김가원

o헤어곽o 2022. 10. 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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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가장 쓸데없는 질문 속에 가장 날카로운 철학이 있다!

“보여서 있는 것일까, 있어서 보이는 것일까?”
“친구가 슬퍼 보여서 당신도 슬플까, 당신이 슬퍼서 친구도 슬퍼 보일까?”
“우리는 먹기 위해 살까, 살기 위해 먹을까?”

이 책에는 꽤 맹랑하고 퍽 엉뚱하며 좀 외람된 질문 30개가 들어 있다. 질문마다 간단한 설명이 덧붙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정답을 찾는 것이 질문의 목적도 아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생각하는 감각과 믿음에 균열을 낸다. 이어서 타인과의 소통과 관계에 본질적인 의심을 던지며 ‘사랑은 없다’는 도발적인 선언에 이른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질문이 질문을 부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없다.
그런데 사랑이 정말로 없는가?”

다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은 집요하고 끈질기게 당신의 ‘당연한 일상’에 딴죽을 건다. 이 과정에는 다양한 철학사적 전제가 깔려 있지만 그것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당신은 그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책장을 넘기려던 손은 자꾸 멈칫할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모든 게 달라 보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책의 독자가 된 당신은 ‘유일한 진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

 

- 작가 소개 - 

 

 

질문하는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듣는 것을 좋아했다. 듣고 나면 더 궁금해서 물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좋지 않았고 그렇게 조용한 사람이 되었다. “왜?”로 시작하는 질문이 어렵다는 것을,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는 솔직한 답을 듣고 나서 알게 됐다. 그리고 결심했다. 다시 질문하는 사람이 되기로.


서울대학교에서 철학과 동양화를 전공하고 서울정신분석포럼에서 정신분석을 공부하면서 상담실에서의 실천에 주목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경험하면서 관점을 구체화하여 현재는 철학상담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학문적 연구를 이어가는 동시에 직접 기획한 새로운 방식의 1:1 익명 인문예술상담실 <마음해우소>를 운영하고 있다.

생각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할 것이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책은 너무 쉬웠습니다. 그리고 여백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여백을 독자 본인의 생각으로 채운다면 읽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리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난 후, 우리들은 어느샌가 언제부터인가 질문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왜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을 별종 혹은 불편러로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죠. 이 책의 저자 김가원 님은 이러한 당연함에 대해서 파장을 일으키는 책을 써냈습니다.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는 책을 말이죠.

 

그의 책 소개글에 따르면, 오래되었다는 질문만으로 진리로 여겨지는 믿음들, 속세의 편의에 따라 규정된 관계의 틀, 전통이라는 권위에 의지하는 언설 등을 의심해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기반으로 그는 30개의 질문을 펼쳐놓습니다. 어쩌면 당황스러운 질문들 속에서 우리 독자들도 그 당연함을 깨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됩니다. 그렇기에, 당연함에 갇혀있는 질문들이기에 당황스러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를 통해서 뻔하고 익숙했던 일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끝없이 궁금해하는 것 그것이 철학이다. 철학은 궁금증을 밝히려는 학문이다. 학문에는 과학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학과 철학은 다르다. 과학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철학은 오히려 궁금증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하나의 답을 찾고자 한다면 당신은 과학을 해야 할 것이다. 철학에는 답이 없다. 다만 답을 찾으러 가는 다양한 여정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이죠. 답이 없고 오히려 답을 찾으러 가는 다양한 여정이 있을 뿐이다라는 마지막 구절이 참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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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에는 30개의 질문 가운데에서 몇개를 소개해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춥다면 내가 추운것인가 아니면 날씨가 추운 것인가?]

 

여러분의 답은 어떻게 나오시나요? 저는 이렇게 답을 하였었습니다. 춥다는 감각을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르기에 날씨의 추움은 해석이 개인에 따라 주관적이다. 따라서 내가 추움 것이고, 결론적으로 내가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추운 것인가"와 "춥다고 느끼는 것인가"의 차이는 해석하기 어렵다.

 

[눈앞에 있는 콜라캔은 가까이 있어서 크게 보이는가, 크게 보여서 가까이 있는 것인가?]

 

거리감을 인식하는 차이가 주된 포인트다. 무엇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계란이 먼저인가?) 가까이 있다면 크게 보이지만, 크게 보인다고 모두가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큰 것이라면 멀리 있어도 크게 보인다. 결국 중요한 건 크다고 느끼는 나의 감각이다.

 

저의 생각도 물론 모순이 있고, 결함이 있겠지만, 이렇게 질문 하나하나마다 본인의 생각을 추출해 보는 경험도 새로웠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이 책은 김가원 님의 책이지만, 또 다르게 보면 독자 스스로의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 이 책은 이제 제 책입니다 ㅋㅋㅋㅋ)

 


 

포스팅의 마지막으로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김가원 님의 대답과 생각을 소개해드리고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Question 13.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울고 있다. 당신은 묻는다. "무슨 일이야?" 무슨일 있어?" 친구는 말한다. "얼마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아 진짜?" 당신은 잠시 말이 없다. 당신은 몇 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당신은 어떤 마음이 드는가? 아버지를 떠올리고 그때의 슬픔을 떠올린다. 친구는 마음이 어떨 것 같은가? 굉장히 슬플 것이다. 당신은 친구에게 말한다. "네 마음 나도 알아. 힘들지?" 정말 친구의 마음을 아는가? 아는 것은 당신의 슬픔이 아닌가?]


당신은 친구의 마음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공감하는 것인가? 당신은 친구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슬프다. 그 슬픔은 친구를 거쳐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그러나 그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며 다시 되돌아온 감정일 뿐이다. 그 친구가 어떤 마음일지는 영원히 알 수 없다. 어쩌면 공감은 착각인지도 모른다.

 

[Question 18. 텔레비전에서 연말 시상식을 하고 있다. 아름답고 멋진 배우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특히 여배우들의 의상에 눈길이 간다. 어떤 의상이 가장 섹시한가? 몸에 달라붙으면서 흘러내리는 드레스를 보며 당신은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출이 있지는 않다. 노출이 있는 옷이 더 섹시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노출이 하나도 없는 드레스가 왜 더 섹시한가? 궁금해서일까?]


결국 가려져 있다는 것은 내 시선이 그 뒤에 가려진 대상에 닿지 못함을 의미하고 그럴수록 우리는 닿을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을 더욱 욕망하게 된다.

 

 

[Question 24. 아침부터 너무 힘들다. 어제부터 몸살이 났나 싶었는데 오늘은 꼼짝하지도 못 할 만큼 아프다. 하지만 출근을 해야 하기에 당신은 나갈 채비를 하고 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니 얼굴에 짜증이 가득하다. 그러던 중 엘리베이터가 7층에서 멈췄고 그녀가 탔다. 평소 인사성이 밝았던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눈부시게 웃으면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말할 힘도 없었던 당신은 순간 짜증스러운 얼굴을 펴고 있는 힘껏 미소를 지으며 인사에 답했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힘들고 짜증 나지 않았는가? 왜 굳이 억지로 미소 지으며 인사하였는가? '인사에 답하지 않으면 그녀가 상처받을 것 같았다.' 왜 그녀의 마음을 신경 쓰는가? '내가 그녀의 입장이라면 상대가 찌푸린 얼굴로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마음을 고려하여 행동한 것인가?]


배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 때 내가 행동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마음을 먼저 고려하여 행동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당연함을 잠시 잊고 궁금함을 가지고 지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상은 당연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흘러갑니다. 그 당연하다는 것은 결국 '지금 내 생각에' 당연한 것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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