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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23. 마라톤에서 지는 법 - 조엘 H 코언

o헤어곽o 2022. 7. 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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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운동과 담 쌓고 살던 [심슨 가족] 작가의 마라톤 완주를 향한 미친 도전기!

마라톤 초보가 ‘나 홀로’ 훈련을 거쳐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기까지의 좌충우돌 과정을 담은, 한 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에세이. 저자 조엘 H. 코언은 운동에는 소질이 없고 ‘먹고 마시는 것’은 마냥 즐거운 중년 남자다. 그가 우연한 계기로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혼자서 훈련을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그의 최종 목표는 마라톤 완주이다.

[심슨 가족]의 작가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장과 직접 그린 엉성한 일러스트 사이사이에, 마라톤 용어는 물론 여러 훈련 방법과 장비, 세계의 마라톤 대회들과 그 참가 방법 등 그가 조사하고 경험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알차게 심어두었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 실시간 중계하듯 자세하게 묘사한 뉴욕 마라톤 참가 장면들은 재미를 넘어서 찡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마라톤 초보자라면 도전해볼 용기를, 아마추어 러너라면 진한 공감의 웃음을 얻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작가이자 프로듀서이다. 에미 상 2회 수상자이자 미국 작가조합상 3회 수상자이며, 2013년 뉴욕 마라톤의 자랑스러운 완주자이기도 하다(간신히 하기는 했지만).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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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일을 뛰었다. 2마일을 뛰었다. 5마일을 뛰었다. 그리고 어느 날 스피커에서 "뉴욕, 뉴욕" 노래가 쾅쾅 울려 나오고, 대포가 발사되고, 그에 맞춰 마라톤의 각 웨이브들이 공식적으로 출발했고, 그리고 그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레이스가 시작되었든가 내가 프랭크 시나트라의 콘서트를 관람 중인데 해적이 침입했든가 둘 중의 한 가지 일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저자 조엘은 유명한 에니메이션 "심슨"의 작가로서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무실에는 늘 감자칩과 탄산음료가 쌓여있고, 회의 때마다 자연스럽게 감자칩을 뜯으며 회의를 하는, 운동 실력은커녕 운동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아저씨이죠. 그런 그가 갑자기 달리기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고 나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라톤을 뛰고 있습니다. 

 

그를 달리게 만들었던 그 마라톤 책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그 책 한권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에게 있어서 그 책을 만난 것 자체가 하나의 기적일 수 있겠죠. 달리기에 1도 소질은커녕 흥미도 없던 그는, 달리기로 결심한 그다음 날 새벽. 동네 조깅을 시작합니다. 저도 독일에 나와서 길거리에서 오며 가며 만나는 많은 조깅러들을 보며 뛰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뛰어봤는데요, (마라톤에 대한 욕심은 있습니다만, 조엘처럼 바로 42,195km를 도전할 자신은 없고, 10km부터 시작해서 하프, 그리고 정말 기회가 되고 몸이 허락한다면 풀코스를 한번 뛰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진짜 발목을 땅에 숨어있는 수많은 지신들이 잡아당기는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고 숨은 턱끝까지 차오르고, 진짜 조엘의 말처럼 뛰다가 어디 누워서 죽기 딱 좋은 장소를 찾을 그런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그는 조금씩 성장을 거듭해갑니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더니, 5K 마라톤에 출전하여 기록 자체는 대단치 않았지만, 5K를 달렸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달리기에, 그리고 마라톤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그는 훈련 앱을 깔고, 달리기 장비들, 예를 들어 조깅화, 조깅바지, 셔츠, 기록 측정 앱이 달려있는 시계 등, 을 알아보고, 자신에 맞는 장비들을 선택하고, 부상에 대비하여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며 천천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대망의 마지막 달리기 목표인 42,195km.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을 합니다. 뉴욕 마라톤이 그의 첫 풀코스 마라톤이었죠. 

 

구구절절, 그의 좌출우돌 마라톤 준비기, 도전기, 그리고 그의 성공기? 과연 그는 성공을 했을까요? 아니, 어쩌면 그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앞서도 저도 이야기를 했지만, 달리기라는 것이 처음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참 좋은 운동인 것 같습니다. 따로 헬스장에 등록을 할 필요도 없고, 여느 운동처럼 장비들이 필요하지도 않죠. (물론 이후 좀 더 체계적으로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리고자 한다면 조엘처럼 옷부터 신발 등 준비를 차근차근해야겠지만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네, 저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마라톤이라는 것을 꿈꾸게 됩니다.

 

이 책에서 조엘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는데요, 본인이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곁들여 필요했던 것들, 본인을 힘들게 했던 것들을 이야기해주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마라톤이라는 것에 "어?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습니다. 작가 본인이 마라톤을 수십 번, 수백 번 뛰어본 달리기 전문가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운동학적으로 생리학적으로 몸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관절이 달리기에 중요하며, 그 관절을 어떻게 관리해주어야 하며, 준비 운동은 어떤 것이 좋으며, 관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마라토너들에게 필요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본인의 성장기(체험기)와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준비하면서 얻게 된 정보들과 지식들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굉장히 가벼웠고,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과연 그는 성공했을까요?" 하는 질문을 했었는데요, 이쯤 읽으셨으면 그 답을 드릴까 합니다. 그는 뉴욕 마라톤에서 26,782등으로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쾌하게 "2013년 뉴욕마라톤에서 나는 우승을 놓쳤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죠. 참 유쾌한 답변 아닐까요? 

 

제목만 봐도 그의 재치에 무릎을 치게 하는데요, 마라톤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지는" 법입니다. 왜 지는 법이라는 제목을 지었을까요? 생각해본다면, 마라톤이라는 것이 본인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굳이 이길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반어적으로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 정~~~말 극소수의 달리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마라토너들이 아니라면, 목숨을 걸고 옆에서 뛰고 있는 저 사람을 이기고, 내가 우승을 차지해야 할 필요도, 그러한 목적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옆에서 뛰고 있는 사람은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뛰고 함께 도전하고 있는 "동반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굳이 이기고 싶다면, 앞서 달렸던 본인의 기록을 이기면 될 것. 굳이 다른 사람을 이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렇기에 이기는 법이 아니라 지는 법으로 제목을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달리기가 이렇게 좋으니 꼭 뛰어봐라."하는 강요가 없으니 부담 없고, 그러면서도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니 독자의 성장에도 좋고. 무엇보다 유쾌하고 읽는 동안 즐거웠던 조엘씨의 이야기. 마라톤에 관심이 굳이 없더라도, 달리기에 관심이 없더라도 읽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힘든걸 왜 뛰는거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조엘씨의 좌충우돌 마라톤 이야기 읽을 준비되셨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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