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Kwak_취미/독일에서 책읽기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111.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 아오야마 미치코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한다)

o헤어곽o 2024. 1. 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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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작가가 등장했다!”
세상의 모든 삶, 그리고 돌연한 사랑을 응원하는
코코아처럼 따뜻한 열두 빛깔 옴니버스!


작은 위로가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한 편의 소설에서 그 위로를 찾는다면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을 건네고 싶다. 뭔가 구질구질하고 질퍽한 느낌이 드는 삶, 언제쯤 내 인생에도 화창한 날이 찾아올까 막연하게 심드렁해지는 우리들 삶에 돌연 화창한 날씨를 선물하는 것이 이 소설이다. 강변의 벚나무 가로수가 막 끝나는 지점에, 큰 나무 뒤에 숨듯이 있는 자그마한 가게. 인적도 드물고, 홍보하는 일도 없고, 잡지사에서 취재하러 오는 일도 없고, 아는 사람만 아는 카페로 영업하고 있는 곳. 테이블 석 세 개와 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카운터 석. 멋없는 원목 테이블과 의자, 천장에 매달린 램프, 바로 ‘마블 카페’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202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른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 데뷔작으로 ‘마블 카페’에서 한잔의 코코아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 도쿄와 호주의 시드니를 배경으로 각각 6편, 총 12편의 연작 단편이 실려 있는 소설이다. 첫 번째 이야기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코코아 씨’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따뜻한 청년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두 번째 이야기 「참담한 달걀말이」에서는 가정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 우울해하지만 곧 자신감을 되찾는 워킹맘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세 번째 「자라나는 우리」에서는 관계의 따뜻함을 회복하는 유치원 교사 이야기가, 네 번째 「성자의 직진」에서는 오래된 친구 간의 우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다섯 번째 「만남」에서는 사람을 사랑하는 ‘재능’을 발견해가는 신혼부부 이야기가, 여섯 번째 「반세기 로맨스」에서는 결혼 50주년을 맞은 부부의 풋풋한 로맨스그레이가 펼쳐진다. 일곱 번째 「카운트다운」에서는 ‘초록’으로부터 구원받는 아름다운 영혼의 이야기, 여덟 번째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에서는 오렌지색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멋진 남성의 사랑이, 아홉 번째 「돌아온 마녀」에서는 오렌지색 랄프 씨의 연인인 ‘터쿼이즈 블루’ 같은 여성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그려진다. 열 번째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에서는 시드니에서 번역가로 사는 여성의 충만한 삶의 이유가, 열한 번째 「삼색기의 약속」에서는 ‘이 시대를 확실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의 삶이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러브 레터」에서는 ‘첫눈’이 아닌 ‘첫소리에 반한’ ‘코코아 씨’의 반전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열두 빛깔 작품을 모두 읽은 후에 독자들은 분명 ‘비가 그친 뒤의 물방울 같은’ 청아한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아, 인생은 정말 매 순간이 눈부신 것이구나 하는.

 

- 작가 소개 - 

 


1970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 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로 건너가 일본계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2년간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로 일하다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책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과 두 번째 작품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로 미라이야소설대상에 입상했다. 본 작품인 『도서실에 있어요』는 2021년 서점대상 2위에 오른 화제작으로, 우연히 찾은 도서실에서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서와 마주한 다섯 인물이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상의 희망을 잃지 않게 독려하는 소설이다. 그 외 저서로는 『가마쿠라 소용돌이 안내소』 등이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에 위치한 카페. 그 카페 안에서 한잔의 코코아와 시작됩니다. 그 이야기는 아래의 문장으로 시작하는데요, 이 문장에서 이 소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누군가의 이야기가 다시 누군가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구원하고 있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은 코코아 씨라고 한다."

 

코코아 씨. 무언가 따뜻하면서도 달콤한. 커피 씨도 아니고 라테 씨도 아닌 코코아 씨. 코코아가 주는 따스함과 달콤함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와 함께 말이죠. 작가님은 "달콤 쌉싸름한 코코아처럼 우리의 삶도, 사랑도 같은 맛이 아닐까"라며 살짝씩 쓴맛이 감동더라도 삶은 결국 달콤한 맛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내용으로 잠시 들어가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던 벚꽃길에 위치한 카페.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마블 카페"에는 목요일마다 코코아를 주문하는 마코에게 빠져있는 와타루에게서 시작합니다. 와타루는 매번 지원한 회사에서 퇴짜를 맞으며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우연히 방문한 "마블 카페"에서 재능이 있어도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빛을 보게 하는 모든 이의 마스터, 마블 카페의 주인인 마스터를 만나 이 카페를 운영하게 되는데요.

 

와타루를 시작으로 카페의 손님인 아사미로, 아사미의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선생님 에나로, 에나의 상사인 야스코로, 야스코의 친구인 리사로, 리사가 호주 신혼여행에서 만난 노부부로, 노부부가 호텔에서 식사할 때 서빙을 했던 아르바이트생이자 화가 지망생인 유에게로, 유가 가끔 가는 샌드위치 가게 주인인 랄프로, 랄프의 짝사랑 신디로, 신디의 아로마테라피 선생님인 그레이스의 친구 아쓰코로, 그리고 신디의 일본인 친구 메리로, 그리고 메리의 절친이자 마블 카페의 손님이자 와타루의 짝사랑 마코씨로 이어지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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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와타루에게서 마코까지. 12명의 화자가 전해주는 각각의 이야기는 모두 짧은 분량으로 전개되는데요, 그 개개인의 짧은 이야기 속에서 훈훈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 저에게는 읽는 맛이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11월에 읽은 도서 중 베스트로 꼽은 이 책은 작가님의 다른 책, 다른 요일시리즈인 월요일에는 말차 카페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코끝을 간지럽히면서도 가끔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가슴을 벅차게도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여행은 돌아올 곳이 있기에 여행이라고,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국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여행을 하는 것처럼 처음의 그 장소에서 처음의 그 장면처럼 마무리되는 소설. 어쩐지 동네에 가장 좋아하는 카페에 가장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서 따뜻한 코코아 한잔을 시켜놓고 읽고 싶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번역을 맡아주신 권남희 님의 말처럼, 저도 마블 카페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요일 이야기도 나오길 기다리며 책장을 덮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12편의 단편이 이어져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번 소설. 사람과의 연결이 흐려지기 쉬운 요즘 때에 딱 읽이 좋은 소설, 오늘 소개해드리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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