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Kwak_취미/독일에서 책읽기

골든아워 - 이국종 저

o헤어곽o 2020. 4. 8.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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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기보다는 교수라는 의사로서 익히 알려진 교수님이라 나도 모르게 이국종 작가가 아니라 이국종 교수라고 쓰고 말았다.

이국종. 한국에 권역외상센터 수립을, 체계적인 체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이교수 님은 최근 아주대병원과의 심한 갈등 끝에 외상센터장이라는 직책을 내려놓았다. 책에서 갖은 수모와 고초를 겪으면서도 외상센터장이라는 자리를 그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의사로서의 사명을 위해 붙잡고 있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그런 그가 그 직책을 내려놓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료계의 이단아이자 외골수일 수밖에 없었던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이단아이자 외골수, 어쩌면 한국 의료계의 돌연변이 일지 모르겠다.

 

2011년 아덴만 작전으로 삼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외상센터의 필요성과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분주히 달린 그는 많은 이들의 비아냥에도 꿋꿋하게 외골수로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이 외골수로서의 모습이 그를 의사 본연의 모습으로 남을 수 있게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사람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지만 "막을 수 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변하지 못하는" 한국 정치와 의료시스템의 간국에서 여전히 줄타기를 하고 있다. 최근에 그 아슬아슬한 줄에서 내려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 어딘가에서 또 다른 줄타기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스스로 "막장"으로 표현하는 수술실의 치열함과 피론(과로)에 찌들 대로 찌든 팀원들, 육체적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로 게 유산을 하고, 정작 자기의 몸은 돌보지 못한 채 어쩌면 공사현장의 노동자와 같은 최말단에서 최소한의 방패막이 없이 사선에서 싸우는 이들의 모습에서 안쓰러움과 존경을, 그리고 여러 가지 방향성과 책임에 밀려 도움이 되지 않는 정부 및 병원의 모습에는 분노를 느낀다.

 

이국종 교수의 "안"에 대해 병원에서 돌아온 대답은 "여기가 미국인 줄 알아?"였다.

하지만 묻고 싶다.

왜 한국은 미국이 될 수 없으며, 미국과 동등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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