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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14.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김정선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o헤어곽o 2024. 2. 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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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교정의 숙수에게 배우는 내 문장 요리법

전작 『동사의 맛』에서 유용한 우리말 지식과 이야기를 버무리는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선보였던 저자는 이 책에서 그 형식을 조금 더 진전된 형태로 활용했다. 이번에는 어색한 문장을 다듬는 비법을 다루는 우리말 지식 부분과 외주 교정자와 저자가 등장하는 이야기 부분을 교차시켰는데, 두 대목이 모두 교정 교열과 관련된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서 내용 면에서 정합성이 한층 높아졌다.

저자는 좋은 문장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필요 없는 요소를 가능한 대로 덜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적’, ‘-의’, ‘것’, ‘들’과 같은 말만 빼도 문장이 훨씬 좋아진다고 지적한다. 또한 ‘있다’가 들어가서 어색해지는 문장 유형도 함께 정리한다. 이를테면 ‘-함에 있어’ 같은 표현을 설명할 때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는데, 이런 대목을 읽으면 우리말을 오래도록 다듬어 온 현장 실무자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어에서 온 표현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한국어 이용자가 수억 명 정도 된다면 모를까 기껏해야 1억 명도 안 되는 현실에서 언어 순혈주의를 고집하다가는 자칫 고립을 자초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문장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사동형과 피동형 문장, 지시 대명사의 사용 등 우리가 편안한 우리말 문장을 지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내용까지 살뜰하게 정리했다. 내가 쓰고도 잘 썼는지, 우리말 표현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긴가민가 하는 글쓴이들이 읽으면 두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 작가 소개 - 

 


교정지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십 대 후반부터 27년간 남의 글을 손보는 일을 하며 지냈다. 일하는 틈틈이 부업으로 우리말 지식과 이야기를 버무린 문장 다듬기 안내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와 한국어 동사의 활용을 정리한 책 『동사의 맛』을 비롯해 『소설의 첫 문장』,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오후 네 시의 풍경』 등의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닌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이제는 독자보다 작가가 더 많은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글쓰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내 글을 써서 책을 출간하는 것뿐만 아니라, 논술 시험을 써야 하는 고등학생, 레포트를 작성해야 하는 학생, 그리고 보고서나 PPT를 작성하여 자신의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 직장인. 우리 모두에게 글쓰기는 일상이고 글쓰기 능력은 어느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능력으로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SNS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임팩트 있고 알맹이가 있어 다른 이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하기도 하고 말이죠. 이렇게 글쓰기가 유행이고, 글쓰기 능력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우리들의 글쓰기의 목적은 각각색일 것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책을 쓰거나 보고서를 차치하고서라도 SNS나 블로그에, 이외에도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 의견을 누군가에게 공개한다는 것만큼 큰 용기가 필요한 것도 없을텐데요, 이렇게 용기를 내서 글을 쓰고 공개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어떠셨나요? 혹시 SNS나 블로그에, 저처럼 이렇게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해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어떠셨나요? 용기와 응원을 주는 댓글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봐도 이상한 글이 보이기도 하고, 내가 보기에는 멀쩡하기만 한데 타인의 눈에는 문제투성이 글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쓴 나의 글. 내가 보기엔 멀쩡한데..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 책의 저자인 김정선님은 교정가로서 자신이 20여 년간 많은 문장을 다듬으면서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비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색한 문장에서 아주 조금만, 아주 사소한 부분만 바꾸고 다듬어도 글이 훨씬 보기 좋고, 편하게 읽힌다며 그 비결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저자는 자신이 20여 년간 작업해 온 수많은 원고들의 글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자주 발견되는 문장의 전형을 간추려 그러한 문장을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지 그 요령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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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숙수라고 불리는 저자에게 배우는 문장을 다듬는 법.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없애야 한다고 처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 명사인 "것", 마지막으로 접미사 "-들"이 문장 안에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으니 주의해서 잡아내야 한다는 뜻인데요, 저자는 이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본인의 선배들에게서부터 배웠다고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적"이나 "-의"를 반복해서 쓰는 이유는 습관이 들어서, 혹은 다른 표현을 쓰는 것이 귀찮아서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습관적으로 편한 길을 택하는 것을 벗어나 조금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새로운 표현들을 많이 쓰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틀린 낱말", "잘못된 낱말"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20여 년간 교정일을 해오면서 그는 써서는 안 되는 잘못된 낱말이나 표현 때문에 문장이 이상해지거나 어색해진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그 이유는 써서는 안 되는 낱말이나 표현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고 엉뚱한 자리에 끼어들어서 문제가 될 뿐이지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낱말이나 표현은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에게 교정을 맡긴 함인주라는 사람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로가 전하는 이야기를 글 중간중간에 넣어가며 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작가가 함인주 님에게 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는데요, 바로 "당신의 문장은 이상하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문장은 이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한 것처럼 말이죠. 제가 하는 일은 다만 그 이상한 문장들이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이상하도록 다듬는 것일 분, 그걸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함인주 님은 "언어가 개인의 것일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발화는 개인의 입을 통해 이루어지고 대부분의 문장 또한 개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니 말이나 문장에는 개인의 목소리가 들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개인의 문장에 들어있는 그 개인의 목소리는 그대로 살아있는 것인지 묻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교정가로서의 작가님의 의견, 그리고 함인주님의 의견 모두 무척이나 인상 깊었고, 교정일을 하는 작가님 뿐만 아니라 일면식은 없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책에 등장하는 함인주 님의 의견 또한 무척이나 인상 깊고 많은 고찰이 있는 문장이라 느껴졌습니다. 개인의 문장 속에 남아있는 개인의 "이상한 무늬, 혹은 문장의 결". 이를 개인의 목소리로 봐야 하는 것일까, 그 자체를 이상함으로 여겨 답을 찾아 수정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제가 교정가는 아니지만 생각을 해보게 하는 단락이었습니다.

 


 

이렇게 책에서는 저자가 교정을 하는 방법,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작가 개인적인 교정의 정의와 방법에 대해서, 그리고 교정에 대해서, 개인의 문장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 또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이곳에 쓰고 있는 독서후기를 포함해서 많은 "정보성 글"을, 그리고 브런치에 저의 짧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는데요, 열심히 쓴다고 하지만 돌아서서 다음날 읽어보면 손발이 다 오그라들고 지울지 말지 수업이 고민을 하게 되는 조약한 글들이죠. 아직은 먼 훗날의 꿈이지만,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혹시나 출판의 기회로 이어지게 된다면 저 또한 이런 교정의 작업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그때에, 그리고 그 이전에 글을 쓸 때부터 이러한 교정에서 집중하는 부분에 대해서 알게 됨으로써, 조금이라도 읽기에 부담이 없고 편안한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저의 또 다른 이야기들을 다른 글을 통해서 여러분께 또 전해드릴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포스팅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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