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독후감 7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이근후 저

아직 노년은커녕 중년도 되지 못한 내게 은퇴 후의 일은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근후 교수님의 삶의 태도는 지금의 내가 보아도 단연 돋보인다. 이 교수님의 태도에서 어쩌면 바른 노년의 자세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 옳고 무엇이 바르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이 교수님의 삶의 방식과 태도에서 많은 배움과 이해가 필요할 듯하다. 노인만 많고 어른은 없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조금은 슬프게 다가오는 이 말처럼 진짜 어른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교수 님의 말마따나 많은 어른들이 당연하게 생각한다. "나 어디 가야 하는데 좀 태워다오." "이것 좀 해다오." "도와다오." 부탁이 아니라 어느새 명령이 되어버린 많은 노년들의 말투. 하지만 이근후 교수님은 이러한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저

"내가 아주 못생긴 여자라도 날 사랑해줄 건가요?"라는 원초적인 질문. 나조차도, 작가님도, 아니 수많은 혹은 모든 남자들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을 아내에게 듣고 쓰려고 마음먹었다는 이 소설은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에 큰 물결을 던지고 있다. 연재되던 소설을 모아서 내놓은 소설이라 때론 문단의 나눔과 줄 변화, 따옴표 없는 대화체 등에 의해서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하단에 적어놓은 많은 공감이 되던 화자와 요한의 대화 내용과, 소설에 극적 반전(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던 엔딩이 결국은 새드엔딩이었던)에 꽤나 괜찮은 소설로 머릿속에 남아있다. 여자의 경쟁력이 미모라는 말이 통용되고 미모는 커다란 무기가 되는 반면, 때론 커다란 상처가 되는. 생각해보면 미에는 기준이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

내 머리 사용법 - 정철 저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나라를 나라답게!"를 만든 카피라이터 정철. 인생이 즐거워지는 역발상이 가득한 책이다. 책이라고 하기엔 글이 없어도 너무 없지만 작가의 말마따나 하루에 끝까지 모두 넘기지 말고 천천히 읽기를 추천한다. 어느 누구 건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른 법이다. 그 시선은 각자의 삶을 담고 있고, 그 삶의 깊이를 담고 있고, 그 깊이의 경험을 담고 있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카피라이터 정철 작가의 시선은 너무나도 재기 발랄하여 즐거웠다. 다시 한번 작가가 추천하는 책 읽는 법을 알려드린다. 인생을 조금만 다르게 만져보고, 조금 다르게 뜯어보고, 조금 다르게 굴려보고, 조금 더 깊이 가슴에 넣어보고, 조금 더 멀리 떨어져 다시 보고 하면서 노는 책입니다. 재..

골든아워 - 이국종 저

작가라기보다는 교수라는 의사로서 익히 알려진 교수님이라 나도 모르게 이국종 작가가 아니라 이국종 교수라고 쓰고 말았다. 이국종. 한국에 권역외상센터 수립을, 체계적인 체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이교수 님은 최근 아주대병원과의 심한 갈등 끝에 외상센터장이라는 직책을 내려놓았다. 책에서 갖은 수모와 고초를 겪으면서도 외상센터장이라는 자리를 그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의사로서의 사명을 위해 붙잡고 있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그런 그가 그 직책을 내려놓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료계의 이단아이자 외골수일 수밖에 없었던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이단아이자 외골수, 어쩌면 한국 의료계의 돌연변이 일지 모르겠다. 2011년 아덴만 작전으로 삼 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었다. 자기 계발서나 가벼운 여행 에세이 (Herr.Kwak의 최애 장르)와는 달리 소설 (특히 여느 이런저런 상, 무슨 무슨 상을 받은)은 특유의 자만과 오만을 뽐내고 있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겠지만, 내게는 뭐랄까... "나는 이렇게 추상적이고 진지하고 심오한 문장에 나의 마음을 이렇게 어려운 단어와 문체를 사용해 소설을 이렇게 썼어."라고 자랑하는 듯 느껴진다. 아, 물론 모든 소설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침이 고인다'라는 소설은 김애린이라는 작가의 투명한 감성과 참신한 상상력을 칭찬하는 소설 말미의 해설을 읽으면서 나는 더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 자신도 아닌 책을 읽은 단지 '제삼자'가 나서서 '이 책은 이러하고 저러하며 저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요..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 - 제바스티안 하프너 저

비스마르크(독일 제국을 건설한 사람)가 누구인지는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지만 독일의 역사를 다루었으리라는 짐작으로 시작한 책이다. 지금 독일에서 생활을 하고 있고, 독일에서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기에 독일의 역사를 한 번쯤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어려웠다. 큰 도이치와 작은 도이치 제국이라는 개념부터 시작을 해서 비스마르크 등등 솔직히 독일과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했던 내게 너무나도 어려운 책이었다. 세게 제1,2차 대전과 히틀러 등 익히 아는 내용도 있었으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던 지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려운 책이었고, 하지만 책을 모두 읽었고, 중간중간에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검색하면서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

한국의 연쇄살인 - 표창원 저

최인구에서 신창원, 아니 유영철에 이르기까지 소위 연쇄살인 사건들을 유명 프로파일러 (지금은 정치인으로 더 유명한) 표창원 씨가 서술한 책이다. 각각의 사건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그때의 사회적 상황, 범인 개개인의 상황에 초점을 두고 사건의 발화점을 헤아려본다. 사건의 발화점이라면 범인의 범행 동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동기는 개인적 원한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내재된 다른 이유들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등 다양하다. 또한 그 당시의 수사의 잘잘못이 아닌 수사의 부족했던 점, 혹은 아쉬웠던 점을 가감 없이 풀어내었다. 모두들(대다수) 어린 시절 학대 혹은 불우한 가정환경을 거치면서 제대로 된 애정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로 인한 여성 혹은 사회에 대한 저주, 환멸 혹은 자기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