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Kwak_취미/독일에서 책읽기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04. 건축의 누드작가, 안도 다다오 - 임채진

o헤어곽o 2024. 1. 22. 01:23
반응형
728x170

 

- 책 소개 - 

 


안도 다다오는 건물을 가리는 것 없이 재료 자체를 드러나도록 만들어 ‘건축의 누드작가’로 불린다. 이것은 안도가 추구하는 건축 재료인 콘크리트에 반영되어, ‘안도식 콘크리트’ 건축을 낳으며 자연과 건축의 혼화를 통한 침묵의 건축을 만들었다. 콘크리트를 그대로 건물의 외피로 사용하는 것을 ‘노출 콘크리트’라고 한다. 안도는 건축공간을 형성하는 소재에 의해 자기 자신이 드러나기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의 소재가 만들어낸 무색의 공간에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창출되는 아름다움이 건축공간에 생명을 부여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건축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건축소재로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하였다. 실제 안도의 초기작과 「스미요시 연립주택」의 콘크리트는 다른 미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의 변화는 물질의 소재감에 생명을 불어 넣는 창의적인 건축가에 의한 것이다. 르 꼬르뷔제가 노출 콘크리트의 뿌리를 이루었다면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의 꽃을 피운 건축의 시인으로 여겨질 것이다.

 

- 작가 소개 -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대한건축학회 논문집분과위원회 위원, 한국박물관건축학회 상임이사. 일본 국립츠쿠바대학교 예술학연구과 석·박사과정 수료, 미술관 건축으로 박사학위받음.

저서로는 『실내디자인사』.
공저로는 『민족박물관의 세계』『건축제도-설계입문』 등.
논문으로는 「미술관 전시부문의 건축계획에 관한 연구」등 다수.
작품으로는 「국립춘천박물관」(2003년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 「천년의 문」(우수작 수상), 「대한 건축학회 사옥」(현상설계 당선).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안도 다다오.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거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이죠. 그리고 앞서 오타니 쇼헤이의 쇼타임 독서후기를 작성하면서 오타니라는 선수가 일본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운동선수라고 했다면, 건축을 전공하고 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가는 미워할 수 없는 일본 건축가, 아니 일본을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축가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건축가입니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가로서 꽤나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역상 집안에서 쌍동이로 태어나 형은 어머니가 안도 다다오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는 것을 넘어서, 고등학교시절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약을 했고,  트럭운전사로 일하던 중 헌책방에서 위대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설계도면을 보고 건축에 빠져들게 되었다는 평범하지 않은 건축가로서의 이력이 있죠. 짧게 이야기 하자면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고졸 건축가.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건축가. 

 

과연 그의 건축에는 어떠한 힘이 있고, 그의 이론에는 어떠한 힘이 있는지 건축을 수학한 사람으로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안도 다다오에 대해서, 그리고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해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데요. 노출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그의 건축 양식을 넘어서 그의 건축에서 보여주는 일본의 전통성과 기하학, 섬세함과 강인함의 공존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반응형

 

건축이라는 것이, 그리고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강인함과 섬세함이라는 이런 모순된 두 성향을 하나의 인격 속에 공존시키고 있다며, 사물과 인간을 끊임없이 통제하는 시스템 인간임과 동시에 마음이 풍요로운 시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루어, 현대 건축에서 한도 다다오를 가장 주목하는 이유로 시스템 인간과 내면의 시인의 중간쯤에 하나의 명확한 건축형식을 끼워넣어 그것을 현실에 대한 실험체러서 끊임없이 제시하려고 하는 점을 든다고 하고 있죠. 나아가 그는 그런 형식을 믿고 거기에 승부를 걸흠으로써 시대의 현실을 표헌하려고 했고, 또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감성과 정신이라는 내적인 진실에도 답하려고 했다고 전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콘크리트마저도 사람의 움직임, 사람의 자취가 느껴지도록 인간으로서의 지혜와 감성을 담으려고 노력하였는데요, 근대적 재료인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그것을 마치 종잇장을 대하든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폭넓은 조형성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안도 다다오의 노력이 만든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하학 형식을 사용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엇갈림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는 안도 다다오의 주택잠품에 대한 특징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트 갤러리 콤플렉스 계획안은 현대 미술 갤러리, 소극장, 오피스라는 복합시설로 되어 있는데 세 종류의 프레임과 유리 블록의 곡면 벽을 모티브로 한 기하학 구성에 의해 인간의 행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동시에 인간의 행동에 자유로움을 주기 위한 엇갈린 느슨한 관계도 내포되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어서 안도 다다오의 생각인 진행의 연속성의 내용이 반영되어 있으며 그러한 외부공간의 연속성이 건축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교토의 명화의 정원도, 빛을 통해 다양한 성질과 표정을 가지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표정을 바꾸는 안도 다다오 특유의 건축 양식등 인상적인 내용들이 이어졌습니다. 

 

안도 다다오를 좋아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아직 그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은 부족한 사람이구나, 부족한 건축가구나 하고 저 스스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축의 누드작가라는 타이틀처럼 노출 콘크리트를 즐겨 사용하는 그의 건축양식에 대한 이야기는 안도 다다오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제가 아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양식은 이 노출 콘크리트가 전부였기에,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았었습니다. 또한 콘크리트라는 무기적인 소재를 통해서 차갑고 조용한 공간에 빛이흘러 들어와서 벽에 비치면서 소재 자체를 초월한 부드러우면서 투명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은 정말이지 허를 찌르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능력이었습니다. 건축공간을 형성하는 소재에 의해 자기 자신이 드러나기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의 소재가 만들어낸 무색의 공간에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창출되는 아름다움이 건축공간에 생명을 부여한다고 생각하는 안도 다다오의 철학은, 이러한 노출 콘크리트와 함께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응로 물질문명만을 앞세우고 있는 현대의 흐름 속에서,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문화적 토양을 이루고 있는 민족 고유의 언어와, 일체성을 동반하여 거의 무의식적으로 계승해온 생활습관, 그리고 민족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기술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많은 건축가들이 생각하지만 오늘날의 건축가들에겐 과잉정보와 빠른 전파, 경제적 논리가 낳은 세계화로 균일화된 건물을 완성해나가는 것보다 어떻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는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는데요. 이런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일본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그 정신을 이어나가려 노력하는 안도 다다오의 모습에서 우리 건축가들이 우리의 건축문화를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건축은 인간과 생활의 기능을 단절시키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며, 인간의 생활을 단절한 채 건축이 성립되기는 어려우며, 공간이 아무리 극적이더라도 생활과 유리되어 있으면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하는 안도 다다오. 건축을 일상성에 매몰시키지 않고, 건축은 하나의 창조적인 행위로서 생활공간을 상징적인 존재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가에 대해서 조금 더 제대로 알아보아야 겠다라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된 이번 독서후기. 지루하셨을 수 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