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이후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12살의 진희의 시선으로 1969년의 어느 흔한 동네를 이야기한다. 진희의 동네는 바로 우리 우리 동네의 이야기일 수도, 옆동네의 이야기일 수도, 먼 타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러 가구가 'ㅁ'자 형태로 모여서 살며 가운데 모두의 집결지로서 우물이 존재하는 진희의 집이 주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많은 말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진희의 정보의 원천이자 고찰의 공간이다. 1960년대 말의 상황답게 어느 여성이나 '여자 인생 두레박 신세'라고 할 정도로 힘들고 지금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 직면하여 있다. 남편의 외도와 잦은 폭력을 견디어야 했고, 혹자는 기껏 탈출(가출 혹은 야반도주)을 하고서도 채 며칠이 안되어 돌아오는 광진테라 아줌마가 대표적..